디지털TV가 메모리카드 슬롯을 장착해 이기종 데이터를 자유롭게 재생하는 등 멀티미디어 기능을 강화하며 한단계 진화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디지털TV가 타 기기와 자유롭게 데이터를 호환하는 등 디지털 컨버전스 물결을 한층 가속화하는 추세다. 완전평면 브라운관TV에서부터 LCD, PDP 등 대형TV에 메모리카드 삽입이 가능한 슬롯을 장착한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
이같은 제품은 디지털카메라나 캠코더 등으로 촬영한 이미지나 동영상을 저장한 메모리카드를 PC를 거치지 않고 직접 TV 슬롯에 꽂아 재생·편집은 물론 전자앨범을 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세대 마니아에서부터 일반 주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존 디지털 컨버전스 제품이 DVD나 VCR, HDD 등을 하나의 기기에 결합한 데 그쳤던 데 비해 이들 제품은 서로 다른 디지털 기기의 데이터를 자유롭게 호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진정한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를 여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국내 대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완전평면 브라운관 TV(32, 28인치)에 이 같은 슬롯을 장착해 국내외에 선보였으며 샤프전자가 지난달 PCMCIA방식 카드를 지원하는 LCD TV 제품을 내놨다. 이들 제품은 이미 소니와 파나소닉이 메모리스틱과 SD카드 등 자사 메모리카드 방식만을 지원하는 제품을 선보인 것과는 달리 SD, MMC, 메모리스틱 등 다양한 메모리카드를 지원한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메모리스틱, CF, MMC, SM, SD카드 등을 꼽을 수 있는 ‘와이즈링크’ TV 제품을 출시했다. 삼성은 일단 브라운관 TV에 ‘와이즈링크’ 기능을 적용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핀 후 LCD TV나 PDP TV 등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단 마니아층을 겨냥해 완전평면 브라운관 TV에 와이즈링크 기능을 적용했다”며 “마니아층에게는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가격대가 일반 브라운관 디지털TV에 비해 20만∼30만원 가량 높아 아직까지 대중화되지는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샤프전자(대표 이기철)도 메모리카드 슬롯을 장착한 32인치와 37인치 LCD TV를 선보였다. 이 제품을 이용하면 TV시청중 녹화하고 싶은 장면이나 쇼핑정보, 드라마 등을 녹화할 수 있으며 디카로 촬영한 사진 이미지를 저장한 메모리카드 슬롯에 꽂아 사용하면 전자앨범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샤프전자는 다음달 45인치 LCD TV에도 메모리카드 슬롯을 장착해 출시할 예정이다.
LCD TV 전문업체인 디보스(대표 심봉천)도 USB단자를 통해 디지털카메라와 연결해 전자앨범을 구성할 수 있는 40인치 LCD TV를 내놨으며, 이레전자(대표 정문식)도 다음달 메모리카드 슬롯을 탑재한 42인치 PDP TV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레전자 관계자는 “디지털TV가 화질경쟁은 기본이고 엔터테인먼트와 고부가 기능을 접목한 차별화된 제품으로 경쟁구도가 바뀌고 있다”며 “디지털컨버전스 시대에 메모리카드 슬롯을 통한 이기종 간 데이터 호환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말했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