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와 유럽 시장에서 하이얼 브랜드가 최고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글로벌 경영에 박차를 가하겠다.”
중국을 대표하는 가전회사 하이얼그룹 장뤼민 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넷 인터뷰에서 “창조정신과 글로벌 스탠더드 감각을 지닌 인재 양성을 통해 세계 1위 종합가전 메이커로 발돋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뤼민 회장은 특히 “차세대 가전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중국 기업은 물론 일본·한국 업체들과 홈네트워크 표준안 마련에 적극 협력, 제2의 도약을 일궈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하이얼이 중국을 대표하는 가전회사로 성장하게 된 비결은.
▲20년 미만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하이얼그룹이 신속하게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창조적인 정신’에 있다. 끝없는 창조적 정신은 하이얼 그룹이 지향하는 가치관의 근간으로 작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하이얼그룹을 지탱하는 기업 문화에 녹아 있다. ‘하이얼(Haier)’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는 우리 회사는 앞으로도 ‘새로운 제품·시장·생산방식’을 개척하기 위해 창조정신의 구현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업무를 수행하는 하이얼 그룹의 직원 개개인도 창조적인 정신을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올해 하이얼이 가장 중점을 둘 사업은.
▲하이얼그룹은 지난 2003년 9월 8일 ‘10주년 계획 비즈니스’ 중 1단계 임무를 이미 완료했다. 이제 2단계가 시작됐다. 2단계에 들어선 하이얼그룹은 제조 공정을 더욱 세분화하고, 시장이 원하는 방법으로 창조적인 인식을 하이얼 전 임직원에게 심어줄 방침이다. 해외 법인은 물론 본사 직원들의 업무수행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주는 인사관리 정책도 적극 펴나갈 예정이다. 특히 하이얼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전략비즈니스유닛(SBU:Strategic Business Unit)’ 관리방법을 전 직원이 수행할 수 있도록 강력히 추진할 계획이다.
-하이얼의 경우 총 매출에서 차지하는 연구개발(R&D) 비중은 얼마나 되나.
▲R&D에 투입하고 있는 비용은 영업매출의 6%를 차지하고 있다. 특허 보유량은 중국 내에서 선두다. 하지만 이것은 하이얼그룹 성공의 원동력은 아니고 그동안 노력의 결과일 뿐이다. 다량의 특허기술 확보에 투자를 늘리는 것은 소비자에게 보다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하이얼그룹을 발전시킬 수 있는 모든 원동력은 소비자에게 있다는 인식에서다. 많은 자원을 확보할 때 일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하이얼이 원하는 인재상은.
▲세계적인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원천은 사람이다. 특히 글로벌 감각을 지니고 있는 인재로 구성된 팀은 우리가 요구하는 핵심이다. 하이얼그룹이 인재를 평가하는 핵심 기준은 ‘세계적인 브랜드 창조 여부’라고 요약할 수 있다. 우리는 이미 해외에 많은 공장과 회사를 설립해 놓고 있다. 그 중에서도 미국과 유럽 현지시장에서 세계 최고의 유명 브랜드를 만들어 낸다는 장기 비전을 세워놓고 있다. 목표가 설정됐기 때문에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인재를 찾아내는 숙제만이 남았다. 하이얼그룹의 인사관리 규정에 의하면 하이얼그룹 본사 직원을 해외에 파견하기도 하지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인재가 있다면 현지인을 과감하게 등용하려고 한다. 이것이 다른 중국 기업과의 차별점이다.
-일각에서는 냉장고·에어컨 등 백색가전이 사양산업이라고 말한다. 이에 대한 견해는.
▲하이얼은 전세계 백색가전 시장에서 10%의 매출점유율을 차지, 가전제품 시장에서 1위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연간 전세계 시장에서 팔리는 냉장고 수량은 약 8000만대로 이 가운데 하이얼은 현재 600만대를 판매하고 있다. 수천만대의 냉장고가 팔리는 통계 수치는 백색가전 시장이 아직 시장성을 잃지 않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이처럼 많은 냉장고를 세계시장에서 팔 수 있다는 사실 자체로도 세계 속의 경쟁력 유무를 증명한다고 본다.
-홈네트워크 등 차세대 사업에 대한 준비와 향후 발표할 신제품은.
▲가정용 홈네트워크 산업을 추진하기 위해 하이얼·칭화동방·중국망통·상하이광전·춘란그룹·창청그룹·상하이배령 등 중국의 대표적 업체 핵심과 표준화 작업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가정용 홈네트워크 산업표준 연맹을 중심으로 가정용 홈네트워크 표준 제정에 박차를 가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제품 개발에도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이 연합체를 바탕으로 가전·통신·컴퓨터·네트워크 등 다양한 영역의 기업과 홈네트워크 산업의 운영 및 적용방식을 공동 연구해 나갈 예정이다. 하이얼그룹은 홈네트워크 제품을 출시하는 한편 통신회사와 공동으로 홈네트워크 서비스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2006년 말까지 가정용 홈네트워크 산업과 서비스 분야에서 성숙한 시장을 만들어 간다면 가정용 홈네트워크 산업이 빠른 속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2008년까지 홈네트워크 산업과 서비스 산업이 일반 도시가정에서 15%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우리는 전망하고 있다.
-한국 소비자는 중국 제품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메이드인차이나 제품이 한국을 포함한 세계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전략은 무엇인가.
▲이 문제는 중국기업이 어떻게 국제적인 전략을 구사할 것인가와 직결된다. 해답은 3단계로 나눠 실천하고자 한다. 첫째는 나가야 되고(해외시장 진출), 둘째 들어가야 되고(현지화·토착화), 셋째는 올라가야 된다(목표달성)는 것이다. 나가야 한다는 것은 유학을 포함해 외국에 나가서 상대방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보고 배우라는 뜻이다. 들어가야 한다는 것은 주민등록증을 취득하고 현지 주민이 되는 등 현지 생활에 동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올라가야 한다는 것은 바로 우리의 최종목표다. 현지의 주류사회에 들어가서 사회에 공헌하고 그 나라 소비자의 수요와 요구를 만족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 시장에서의 계획과 목표는.
하이얼은 올 5월 한국에 현지법인 하이얼코리아를 설립했다. 하이얼은 한국 현지법인을 통해 보다 신속하게 한국 소비자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와인셀러에 이어 앞으로 냉장고·세탁기·에어컨·TV 등 틈새시장을 겨냥해 가격경쟁력을 높인 가전제품의 라인업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정리=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etnews.co.kr
*하이얼은 어떤 회사
‘세계 2대 백색가전, 전 세계 냉장고 시장점유율 1위.’
중국을 대표하는 가전회사 하이얼은 산둥성 칭다오에서 집단소유제 기업으로 출발했다. 지난 1984년 파산위기 당시 장뤼민을 공장장으로 영입하고 독일 립헤르사의 기술을 받아들여 냉장고를 생산하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 후 종합가전 메이커로 발돋움한 하이얼은 지난 2000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중국 기업으로는 최초로 냉장고 생산공장을 세웠다. 현재 이탈리아, 알제리 등 해외 13개국에 생산공장을 갖고 있다. 하이얼의 생산제품은 냉장고·세탁기·TV 등 96개 카테고리에서 1만5100개 품목에 달한다.
이에 따라 하이얼은 오늘날 지구촌에서 발전속도가 가장 빠른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 경제잡지 포브스가 ‘세계 가전업체 중 가장 발전속도가 빠른 기업’으로 보도한 기사는 이를 방증한다.
베이징 유명 브랜드 자산평가공사 발표에 따르면 중국 전체 기업 중 하이얼은 530억위안(한화 8조원)의 브랜드 가치를 갖춰 2년 연속 최고의 브랜드로 선정됐다.
디자인·제조·마케팅·서비스 분야에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을 뿐 아니라 끊임없는 신제품 개발을 통한 국제화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중국내 가전시장 점유율은 30%를 웃돌고 있으며 해외에도 160여개국에 연간 13억달러어치를 수출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하이얼은 세계 2대 백색가전업체, 냉장고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전세계 냉장고 생산·판매량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으며 미국 중소형 냉장고 시장에서는 60%의 점유율을 차지,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 2002년 기준으로 하이얼의 매출은 710억위안(10조8000억원)이며 이 가운데 수출은 10억달러(1조2000억원)를 차지했다.
특히 하이얼의 최고경영자(CEO)인 장뤼민 회장은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가 뽑은 ‘전세계의 존경받는 30대 기업가’로 선정되는 등 세계적인 기업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하이얼은 지난 2002년 이후 한국·일본 등 주요 아시아 전자강국의 시장 공략에도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하이얼은 지난 2002년 초 일본 산요와 제품의 공동개발 및 판매에 관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500억엔의 자본금을 투입한 ‘산요하이얼(산요 60%, 하이얼 40%)’ 법인을 설립했다. 지난 2003년 2월에는 우리나라에 연락사무소를 설립한 데 이어 올 5월 현지법인 ‘하이얼코리아’를 설립하면서 국내 시장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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