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자궁태반 개발

태아를 엄마의 자궁 속이 아닌 자궁 밖에서 키울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송창훈 조선대 의대 교수와 이국현 서울대 의대 교수팀은 과기부와 한국과학재단의 지원을 받아 인공자궁태반 치료기술 확보를 위한 동물모델을 공동 수립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동물모델 수립으로 조산아 치료와 태아 수술 등 미래 첨단 의료 기술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자궁태반 연구는 일본에서 최장 21일 동안 생존한 연구 이래 연구가 중단됐으며 국내 연구진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인공자궁태반이란 태아가 생존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자궁과 태반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태아를 엄마의 자궁 속이 아닌 자궁 밖에서 키울 수 있는 인공장기의 일종이다. 인공 자궁 태반은 폐기능이 미성숙한 조산아나 폐기능에 장애가 있는 신생아에게 폐 호흡에 의존하지 않고 탯줄을 이용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도록 함으로서 조산아의 생존과 치료를 돕는다.

 송창훈·이국현 교수팀이 개발한 인공자궁태반은 △체외순환용 회로 △혈류를 순환시켜주는 펌프△인공 폐의 일종인 막형산화기 등으로 이루어진다. 여기에 태아를 넣어두는 인공자궁 챔버에 양수와 비슷한 성분의 인공양수가 채워져 엄마의 몸속과 같은 환경으로 꾸며진다.

 연구팀은 임신한 염소를 제왕절개 수술해 태자(태아)의 탯줄에 체외순환 회로를 연결한 후, 태자를 어미로부터 분리시켜 인공양수 속에 넣는 동물모델을 수립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인공자궁태반 기술에 의해 염소 태자를 약 48시간 생존시키는 데 성공했으며 생존 시간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공자궁태반에서 염소 태자의 사망원인은 혈액 순환 부전으로 인한 폐부종과 말초부종, 제대 정맥 파열, 혈액 응고 장애 등으로 나타났다.

 이국현 교수는 “이와 같은 실험은 미국과 일본 등에서 동물학대 등 문제로 인해 모두 중단돼 우리 연구진의 기술에 높은 관심이 있다”며 “이 모델을 이용하면 태아의 생리에 대한 현황을 알 수 있는 것은 물론 태아 질병, 약물 반응, 태아 수술 등 태아 연구에 중요한 재료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창훈 교수는 “인공자궁태반은 아직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며 향후 10년 정도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생아 사망의 가장 큰 원인은 조산아며 특히 태어나면서부터 장애를 겪게 되는 경우가 많아 인공자궁태반은 조산아 치료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