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XP를 사용하는 인터넷 뱅킹 고객에게 나타날 수 있는 모든 장애를 사전 차단하라.’
은행 및 e금융업계들이 비상이다. 이들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사 윈도XP 서비스팩2(SP2) 사용시 부작용이 고객들에게 나타날지도 모른다고 보고 이의 대비책 마련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민·신한·제일은행 등은 윈도XP를 쓰고 있는 고객들이 본격적으로 SP2를 설치할 것에 대비해 최근 SP2를 설치한 후 인터넷뱅킹 장애시 보안설정을 변경하는 방법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 인터넷 뱅킹시 발생할지 모를 부작용 차단에 애쓰고 있다.
국민은행 등 은행권은 SP2가 인터넷뱅킹 접속시 자동으로 설치되는 보안모듈 등을 설치할 수 없도록 막아 인터넷뱅킹 이용이 불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따라 은행권은 ‘SP2의 팝업차단기능과 Active X 설치와 관련해 인터넷뱅킹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설정을 변경해 달라’고 부탁하고 설정을 변경하는 방법을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각 은행들은 1차적으로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이용자들이 설정을 변경토록 유도하는 동시에 문제가 될 수 있는 보안 모듈과 어플리케이션에 대한 보완작업을 벌이고 있다. 아직 SP2를 설치한 고객이 많지 않아 문제가 없지만 향후 유저가 늘어날 경우 설정변경을 권고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문제의 소지 자체를 없애겠다는 것이 은행권의 생각이다. SP2가 프로그램 에러를 발생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고객 스스로 설정을 변경하도록 할 경우 자행의 인터넷뱅킹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제일은행 e뱅킹부 최우진 차장은 “문제가 발생한 후에는 민원 증가 및 고객이탈의 가능성이 높다”며 “보안모듈업체 등 아웃소싱업체에 문제해결 방안과 SP2설치를 고려한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주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SP2가 배포될 경우 가장 피해를 입게 될 전자결제대행(PG)사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프로그램 보완작업을 벌이고 있다. SP2가 보안성 강화를 위해 팝업창을 제한, 모든 결제가 팝업창 형태로 이뤄지는 PG서비스가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니시스·KCP·티지코프 등 PG업체들은 MS사에 SP2의 배포연기를 요구하는 동시에 팝업창 결제 형태를 다른 형태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니시스의 한 관계자는 “SP2는 외부의 침입을 방지하기 위해 팝업 데이터가 들어오고 나가는 컴퓨터의 통로인 포트를 닫아 결제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며 “설정값을 변경하는 방법을 공지하는 동시에 프로그램 보완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