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 고갈로 허덕이던 헐리우드가 영감을 얻기 위해 게임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주요 영화사들이 잇따라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쏟아내고 있는 것. USA투데이에 따르면 오는 17일 ‘레지던트 이블:묵시록’을 비롯해 최소한 6개의 유명 비디오 게임 타이틀이 영화로 개봉된다.
이 영화는 지난 2002년 비디오 게임을 영화화한 ‘레지던트 이블’의 후속편으로 전편은 미국서 3960만달러, 전세계적으로 1억240만달러의 수익을 올려 영화 업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이 영화 이후 영화사들은 게이머를 영화관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비디오게임 판권 인수에 경쟁적으로 뛰어들었다. 일례로 유명전투레이싱게임에 기반을 둔 ‘스파이헌트’는 내년에 개봉하는데 이 영화에는 유명 프로레슬러인 드와인 더락 존슨이 대담무쌍한 파일롯 알렉 세츠 역을 맡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또 반은 인간 반은 뱀파이어인 댐파이어를 다룬 비디오게임이 원작인 ‘블러드레인도’도 내년에 개봉하는데 ‘터미네이터3’의 크리스타나 락큰이 주연을 맡았다. 이밖에 파라마운트픽처는 테러리스트들의 전투를 다룬 게임인 ‘사이옵스’, 돌연변이 전투게임 ‘에어리어-51’ 등의 영화 판권을 인수했고 스크린젬스는 자동차추적 게임 ‘겟웨이’의 판권을 확보했다.
이같이 영화사들이 게임에 눈독을 들이는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미국의 비디오게임 시장은 거대산업인 만화책(comic book) 장르에 버금가는 규모에 도달했다. 업계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60%인 1억6000만명이 올해 비디오게임을 즐길 것으로 보인다.
앞선 성공사례들도 영화사들을 유혹하고 있다. 지난 2001년 히트작인 ‘라라크로프트:툼레이더’는 미국내에서 1억3120만달러, 해외 시장서 1억4350만달러의 수익을 거둬들였다. 지난 여름 개봉한 ‘에일리언 대 프레데터(AVP)’는 미국과 해외에서 각각 3830만달러와 8270만달러를 벌여들였다.
이와 관련, AVP를 만든 20세기센트리폭스의 프로덕션 담당 사장인 헛치 파커는 “비디오게임 광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로열티를 보여주는데 이들은 숫자는 엄청나다”고 말했다.
또 ‘레지던트이블:묵시록’의 시나리오 작가인 폴 앤더슨은 게임이 캐릭터, 스토리라인, 심지어는 영화를 위한 사운드트랙까지 있기 때문에 영화에는 제격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어떤 면에서 레지던트 이블을 영화화하는 것은 쉬운일이었다”며 “왜냐하면 게임 자체가 영화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황도연기자 황도연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