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 전 얘기지만 블리자드는 실시간 전술을 핵심으로 하고 수천명이 함께 게임을 할 수 있는 미래 공상 과학 게임을 탄생시켰다.
바로 `스타크래프트`였다. 이후 ‘스타크래프트’를 개발한 팀이 모여 자신들만의 회사인 아레나넷(ArenaNet)을 세웠으며 첫 작품 `길드워(Guild Wars)`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게임에 주목을 하는 이유는 ‘스타크래프트’를 개발한 팀이 만든다는 것과 또 하나, 이들이 만든 회사 아레나넷이 한국 게임회사인 엔씨소프트의 100% 자회사라는 사실이다. 엔씨소프트는 2002년 12월 아레나넷을 인수했다.
‘스타크래프트’를 만든 개발자들이 우리나라 회사의 직원이 되어 세계 게이머들의 주목을 받으며 `메이드인 코리아`의 라벨로 새 게임을 출시하게 된 것이다.
‘길드워’는 몇 가지 새로운 특징을 내세우고 있다. 그 가운데 인스턴스 월드(instanced world), PVP(엄밀히 말해서 길드 대 길드) 전투, 미션 중심의 게임플레이를 꼽을 수 있다. 이런 용어의 경우 다른 장르에는 항상 나타나지만 MMORPG에서는 찾아보기가 거의 힘들었다.
또한 이 게임을 사용자의 컴퓨터로 설치하고 다운로드하는데 1 MB 도 안된다는 점은 더욱 흥미롭다. 업데이트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사용자가 게임을 재시작할 때 즉시 새로운 내용이 추가되고 접근 가능하게 해준다.
이 모든 것이 아레나넷이 쓰기로 결정한 새로운 방식의 스트리밍 콘텐츠 기술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아레나넷은 배틀넷(Battle.net) 모델을 이용하기로 결정했는데 배틀넷은 ‘스타크래프트’를 포함한 다른 블리자드 게임이 사용자에게 바로 접근할 수 있게 한 주요 이유였다. 이 모델을 쓰면 사용자들은 온라인상에서 아무 대가 없이 경쟁하게 되고 이것이 바로 아레나넷이 장려하고 싶었던 부분이다.
캐릭터 생성 작업은 간단 명료하다. 플레이어는 성별, 1차 직업, 2차 직업을 선택하는데 성별과 1차 직업이 기본적인 캐릭터 템플릿을 결정한다. 그 후 얼굴, 피부, 머리 등을 조정할 수 있고 신장도 조절할 수 있다. 플레이어가 게임을 진행하는 동안에도 마을 철공장에서 정제된 장비로 캐릭터를 원하는 방향으로 바꿀 수가 있다.
직업의 경우, 1차직업으로 6개 중 하나를 고르게 되고 그 다음 추가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부차적인 직업을 선택한다. 결국 동시에 두 가지 직업을 얻게 되며 어느 쪽이든 유리한 면을 이용하면 된다.
직업에는 난투전에 대비한 일반적인 워리어, 비상 의료 사태에 대비한 몽크, 신분상승과 보조 지원을 하는 메스머, 마법 전쟁을 하는 엘리멘탈리스트, 장거리 전투를 위한 레인저, 언데드라는 마법을 부리는 네크로맨서 등이 있다.
각 캐릭터는 각기 숙련된 기술을 완벽히 갖추고 있지만 각 전투에 참가하기 전 8가지의 기술만 구비해 참가할 수 있다. 전략은 길드워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전투에 어떤 마법을 쓸 것인지 결정 내리는 것이 참담한 패배나 승리를 좌우하는 핵심인 것이다.게임 장소는 3가지 주요 그룹으로 구분된다. 첫째는 인스턴스 시나리오다. 한 팀이 미션을 선택하며 그에 맞는 버전의 맵을 볼 수 있다. 이 맵 상에서는 다른 그룹과 마주칠 일이 없으며 따라서 한자리에 진을 치거나 약탈하는 행위는 사라진다.
이 맵에서 무슨 일이 생기든 전적으로 그 팀의 선택에 달렸다. 역동성 문제가 발생하기는 하지만 그 장소가 만들어지고 영향 받는 이유는 전부 팀이 잘못 사용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아레나인데 여기서는 그룹이 모여 경쟁 게임을 거치며 서로 경합한다. 보통 미션처럼 인스턴스 토너먼트로 되어 있어 전투장은 늘 새롭고 역동적인 요소로 가득하다. 예를 들면, 팀은 게임을 하면서 찾고 있는 NPC를 모집한다.
이 NPC는 팀의 힘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방어력을 강화하거나 생명 소생 마법을 부린다. 토너먼트는 단판 제거 시스템을 이용하는데 각 라운드에 진출하는 팀의 수는 차례로 반으로 줄어들게 된다. 사다리를 오르면 점수를 얻게 되고 잘 융합하는 팀의 힘은 더 세지며 엉성한 그룹을 쉽게 이길 수 있다.
세번째 장소는 마을과 아웃포스트다. 상대적으로 문명화된 지역으로 플레이가 모여 얘기를 나누고, 아이템을 교환하고 게임 경제에 기여하는 곳이다. 인스턴스 미션과 달리 마을과 전초지는 계속 존재하며 다른 MMORPG와 같은 방식으로 움직인다.
길드에 소속이 되면 길드방이나 그 그룹과 관련있는 다른 특별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장비를 특정 색과 연결하는 길드의 경우, 엄청난 염료가 있어서 적절히 섞어서 사실상 모든 액세서리에 적용할 수 있다.아레나넷은 그들만의 독특한 그래픽을 이용해서 길드워에 생동감을 불어 넣었다. 길드워는 날씨가 게임 대상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가 등 대단히 섬세한 효과를 특징으로 한다. 조용한 여름날 바람에 펄럭이는 깃발은 폭풍이 닥치면서 갑자기 격렬하게 움직일 수도 있다.
식물체나 캐릭터 장비와 같은 아주 작은 대상도 환경적인 요소에 영향을 받는다. 이런 섬세한 표현을 책임지고 있는 담당자는 마이크 오브라이언(Mike O`brien)으로 ‘워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 3’에서 작업했으며 아레나넷 공동 창립자 중 한 사람이기도 하다.
경쟁적 팀 위주의 게임 방식, 인스턴스 시나리오, 전략적 사고 이 모든 것이 잘 합쳐지면 길드워는 출시와 함께 강력한 온라인 게임으로 부상할 것이다. 전투나 그룹의 역동성도 날카로워 보이지만 아레나넷은 계속해서 이 부분을 더 다듬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엔씨소프트는 이 게임을 어떻게 하면 이러한 게임을 좋아할 게이머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적합하게 서비스할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다.
지난 5월 미국에서 열린 게임쇼 `E3`에서는 ‘길드워’의 초기 버전을 무료로 얻으려고 20만명의 사용자가 몰렸었다. 실제로 게임이 오픈되면 얼마나 많은 게이머들이 길드워에 몰려들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 될 것 같다.
<김순기기자 김순기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