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클랜 탐방]위닝일레븐 `위닝왕`

지난 97년 PC통신 나우누리의 위닝동호회로 출발한 ‘위닝왕’은 ‘위닝일레븐’을 즐기는 수많은 클럽 중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위닝일레븐’이 스포츠 게임 중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보니 크고 작은 관련 클럽 만해도 수백개에 이른다.

하지만 회원 규모와 그동안 거둔 각종 성적에서 볼 때 위닝왕은 단연 돋보이는 클럽이다. 현재 등록회원 수는 300명에 육박하고 적극적으로 선수 생활을 하는 회원만도 다른 클럽의 두배 가량인 40명이 넘는다.

클럽이 지나온 오랜 기간만큼 위닝왕에는 남모르는 플레이 노하우와 감각적인 기술을 갖춘 게이머들이 즐비하다. ‘위닝일레븐’ 마니아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위닝일레븐’ 프로게이머 1호 오현진 선수가 바로 위닝왕 소속이다. 그는 수년간 각종 대회 개인전을 휩쓸었고 지금까지 어떤 대회든 우승 후보 0순위로 꼽힌다. 최근 클럽 활동은 뜸하지만 ‘캔’ 멤버인 가수 배기성씨도 초창기 클럽 리더로 이곳 위닝왕을 이끌었다.

‘위닝일레븐 마스터리그’를 처음 시작한 곳도 바로 이곳이다. 마스터리그 방식은 현재 일반화됐지만 몇년 전만해도 게임 속에 등장하는 선수 한 명 한 명을 내 스타일대로 구성해 게임을 즐긴다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던 방식이다. 이 역시 게임을 오래 해온 관록에서 나온 것이고 위닝왕이기에 가능했다.

‘온게임넷 위닝 최강자전’ 우승, ‘위닝코리아배 클럽대항전’ 우승과 준우승, ‘PS2 아레나 위닝대회’ 우승, ‘트리플X 전국대회’ 우승 등 굵직한 대회의 우승 횟수만 꼽아도 손가락이 모자르다.

플스방에서, 또는 개별 클럽이 주최하는 대회까지 치면 우승 횟수는 셀 수 없을 정도. 이 역시 ‘위닝’을 오랫동안 해왔기 때문에 어느 클럽보다 전략과 개인 기량에서 앞서 있기에 나온 결과다. 여기에 개개인마다 지닌 ‘위닝’ 게임에 대한 열정이 더해져 말 그대로 ‘동물적인 감각의 플레이’를 보여준다.

‘위닝일레븐’ 게임의 최고 실력자들이 모여 있지만 위닝왕의 문턱은 생각 외로 낮다. ‘위닝’ 마니아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들어오고 나가는 것이 가능하다. 가입 및 탈퇴가 자유롭지만 적극적인 활동을 보이지 않으면 30∼40명의 주류 멤버에 끼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도태된다. 즉 클럽 위닝왕의 정규 멤버가 되느냐 못 되느냐는 적극적인 활동 여부에 달려있다.

‘위닝일레븐을 좋아하면 우리는 모두 친구.’ 이것이 최다 회원 보유에 최고의 성적을 내며 가장 오랫동안 최고 클럽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위닝왕의 바탕이자 팀컬러이며 전통이다.

★나도 한마디

채왕석(22) 너무나 좋고 더 이상 바랄 것 없는 클럽이죠. 이 상태로 별다른 불협화음 없이 잘 유지됐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위닝’ 게임계를 계속해서 휩쓰는 것도 별 문제 없을 겁니다.

박진우(22) 다른 클럽에 비해 빨리 친해지고 각별하게 지내는 것 같아요. 아쉽다면 새로운 클랜원이 들어와도 지금처럼 함께 잘 어울려 지낼 수 있도록 조금씩 노력했으면 하네요.

김홍식(21) 개인적으로 꼭 우승 한번 해보는 것이 소원이예요. 그런데 우리 클럽 내 오현진 형이 너무 잘해요. 현진이형! 그만 좀 나와요. 후배들 실력발휘 좀 하게요.

박찬솔(21) 요즘 입시 준비하느라 모임이나 활동에 소극적이서 다른 회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입니다. 입시 끝나면 적극적으로 활동할 테니 조금만 이해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김준세(22) 게임을 매개체로 만났지만 사람끼리 만난 거잖아요. ‘위닝’을 함께하는 것 말고도 클럽원끼리 더욱 깊은 우정을 나누고 쌓아가는 그런 클럽으로 발전했으면 해요.

박인영(19) 내년에 군대 가요. 그전에 여운이 안 남도록 각종 대회를 휩쓸고 가고 싶은데.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게임방송사 주최 대회에서 방송 한 번 타봤으면 좋겠어요.

<임동식기자 임동식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