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니뭐니해도 액토즈소프트의 성공 신화는 ‘미르 시리즈’(미르의전설2, 3)의 ‘전설’적인 히트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최근 애니파크가 개발한 ‘A3’ 역시 중국에서 빅히트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오늘의 액토즈소프트가 있기까지 ‘미르 시리즈’의 공헌도는 가히 절대적이었다.
더구나 ‘미르 시리즈’는 국내 시장에서 평범한 중박 게임에 불과했지만, 중국시장에서만큼은 기록적인 빅히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사뭇 흥미롭다. 그렇다면 액토즈, 아니 ‘미르’의 성공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 시장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기획
코스닥 증권 시장에서 엔씨소프트, 웹젠 등에 이어 시가총액 1300억원이 넘는 성공한 게임업체로 자리매김한 액토즈소프트의 성장은 중국시장에서 이룩한 ‘미르 시리즈’의 성공신화와 궤적을 같이 한다. 현재 액토즈의 매출 비중의 72%를 차지하고 있는 ‘미르2’와 ‘미르3’는 각각 중국 MMORPG시장에서 동시접속자수 45만명과 25만명을 차지하며 1위와 2위의 시장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면에서도 두 게임을 합쳐 무려 60%에 달할 정도다.
마치 ‘한국판 리니지’와 유사하다. ‘미르 시리즈’의 성공 배경은 무엇보다 시장에 대한 확신과 적절하고 신속한 전략을 마련한 탓이라고 볼 수 있다. 우선 중국 시장은 불법복제 만연과 낮은 국민소득으로 인해 일본과 미국에서 주류 시장을 형성한 콘솔게임시장이 확대되기에는 어렵다고 보고, 인터넷이 중국 네티즌들의 게임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를 것이란 점을 간파한 것이다.
인터넷 보급이 앞섰던 한국 시장에서 90년대 말 ‘리니지’의 성공으로 MMORPG가 향후 인터넷 게임시장을 선도할 수 있음에 주목하고 문화적으로 유사한 중국시장에 효과적으로 대응한 것도 주효한 것으로 해석된다.
당시만해도 인터넷 보급이 시작된 중국시장에서의 MMORPG 성공 가능성을 누구보다 먼저 확신한 것이다. 액토즈는 이에따라 한국시장을 평정한 ‘리니지’의 중국 서비스가 지연돼며 시장 선점에 실패한 틈을 타 2002년부터 ‘미르2’ 론칭을 시작해 시장선점의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무협 배경의 MMORPG를 기획한 점도 ‘차이나 드림’의 주된 요인으로 풀이된다. 최근 ‘리니지’의 유사 아류작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나 차별성 부족으로 시장에서 호응을 받고 있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서 액토즈는 유럽 중세를 배경으로 한 리니지와 차별성을 두어 후발주자로서의 핸디캡을 극복하려 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하였으나 중국인들에게 친숙한 무협을 배경으로 중국시장 공략용 무기로 활용한 것이다.
# 중국정부의 규제 강화 등 불확실성은 잔존
액토즈는 중국에서 매출의 대부분을 거두고 있지만, 중국 인터넷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로 향후 높은 성장성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만하다. 실제 한국의 인터넷 보급율이 65%인데 반해 중국은 6%에 불과하다. 향후 GDP성장률과 유료화율 등의 상승 요인까지 감안하면 2030년까지 200배의 성장이 가능한 시장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시장에서의 ‘미르의전설’ 시리즈의 성공은 폭발적인 성장을 위한 인지도와 시장기반을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며 가장 중요한 미래가치이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 전망과 함께 중국시장이 가져다 주는 리스크도 없지 않다. 무엇보다 사업 전개의 불확실성과 경쟁이다. ‘미르2’의 중국 파트너였던 샨다와의 분쟁이 표절과 불법서버 문제로 인해 1년여간 지속되었으며 아직도 표절문제는 소송진행 중이다. 또한 50%에 육박하는 한국 게임류를 견제하기 위한 중국 당국의 규제 가능성아 높아지고 있는 것이 중국 시장에서의 불확실성이다.
더욱 중요한 리스크는 중국 게임업체의 성장이다. 샨다는 ‘미르2’의 유통을 통해 중국 시장 1위의 게임 퍼블리싱 업체로 떠올랐으며, 이를 바탕으로 나스닥 시장에도 상장되어 대규모 자금조달에 성공하였다. 현재 6~7개의 자체 게임 개발을 진행 중에 있으며, 중국업체로서 중국시장에 적합한 게임개발과 함께 자체 유통망을 통한 배급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판단된다. 성공 신화를 가져다준 기회의 땅 중국이 새로운 위험요소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심준보 한화증권 기업분석팀 애널리스트 geobuk@korea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