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람, 한글인터넷](27)해외 자국어서비스 현황⑤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는 지난 60년대부터 강력한 말레이시어 중심의 강화정책을 펴 그 동안 교육기관과 일상에서 널리 이용되어 왔던 중국어, 인도어 대신 말레이시아어를 학교등 교육기관에 공식어로 정했다. 현재 어학시간 이외에는 모두 말레이시아어를 사용하고 있다. 문자는 고유의 말레이어를 영문자로 표기하고 있으며 영어가 널리 통용되는 한편 절반이 넘는 토착 말레이인 외에도 중국계 화교가 주민 구성의 25%, 인도인은 7%를 차지하는 등 이슬람 문화와 중국문화 그리고 인도문화를 바탕으로 복잡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다.

◇아랍과 유럽으로 이어지는 교두보 = 말레이시아는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공존하고 있기 때문에 자국어인터넷주소 시장으로서의 잠재력이 매우 크다. 또 이슬람 문화이면서도 중동지역과는 달리 배타적이지 않다는 점, 영문자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은 성공적인 자국어인터넷주소 상용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동시에 아랍권과 유럽의 로마자 사용국가들로의 진출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교두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말레이시아의 자국어 인터넷주소 사업과 관련해 국내 자국어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 업체는 지난해 말부터 정보통신 국제회의와 전시회에서 말레이시아의 기간통신 사업자들과 꾸준히 접촉했다. 그 결과 지난 상반기에 몇몇의 통신사업자들과 상호협정을 체결후 지난 6월에서 7월간 현지에서 직접 자국어인터넷 주소 시연 및 시험을 완료했으며, 현재는 최대 통신 사업자인 텔레콤 말레시아(Telekom Malaysia)의 인터넷 서비스와 ISP 자회사인 TM넷과 계약 체결을 목전에 두고 있다.

TM넷의 바하룸 살레 사장은 최근 본지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자국어인터넷주소가 한국에서 성공한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 가능성을 믿고 있으나, 말레이시아의 경우 온라인에서 말레이시아어 보다는 영문자(로마자)를 더 많이 사용하고 있고 문맹률도 다른 동남아 국가보다는 낮은 편이어서 영문 URL에 대한 거부감은 덜한편”이라며 자국어 인터넷서비스의 성공에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그는 “www나 dot(.)을 없애고 좀 더 독자적인 언어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자국어서비스는 확실히 신선하다.”며 “통신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획기적인 서비스에 목말라 하고 있는데 자국어인터넷주소는 그 점에 있어서 매우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서비스 임박 = 말레이시아의 통신시장은 기본전화서비스, 공중전화, 무선호출, 셀룰러전화 등의 분야에서 사업자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정부는 외국인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통신사업자에 대한 소유 지분을 61%로 확대하는 등 정보통신 관련정책에 관대한 편이다.

이미 지난 97년 말 전송망의 93%가 디지털화되었고, 2015년까지 모든 가정에 광케이블을 연결할 계획이다. 인터넷 서비스는 1992년에 자링 서비스가 개시됐다. 동남아 국가중에는 가장 안정된 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이미 97년에 2만 5200대의 인터넷 호스트가 설치되었으며 99년에는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는 9개사에 이르기도 했다.

자링서비스의 모하메드 아왕 사장은 본지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국가적으로는 영문을 쓰고 있으나 ICANN 중심의 미국식 인터넷주소체계에 대한 거부감도 있다. 좀더 진보한 말레이시아만의 독특한 인터넷주소체계로 인터넷을 이용한다는 것은 상당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한국에서처럼 말레이시아에서도 95개국 언어로 자국어인터넷주소 서비스가 가능하다면 말레이시아가 동남아시아에서 가지는 입지를 크게 강화할 수 있을 것이며 그러한 점은 인터넷서비스 사업자로서 자링서비스가 기대하는 측면”이라고 덧붙였다.

전체 인구 대비 인터넷사용자 수로 보았을 때 말레이시아의 인터넷보급율은 32% 정도. 인터넷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지는 않지만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에 비해 비교적 많은 인터넷이용자들을 가지고 있다. 또 국가적으로 정보통신산업에 대해 많은 기대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어 IT산업의 발전이 기대된다. 이는 자국어 인터넷 주소 등 국내 IT업체들이 진출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이기도 하다.

 ◇자부심도 함께 수출 = 최근 IT 기업들이 동남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현상은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초고속 인터넷 망은 물론, 온라인 게임업체들도 동남아 국가들과 라이선스 계약을 속속 체결하고 있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KADO)은 ‘한글 인터넷 주소’와 ‘한글 전자우편 주소’를 대한민국 대표상품으로 선정했다. IT 강국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데 상징적의미를 갖고 있다. 세계에 ‘한글’을 알리는 동시에, 자국어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자국어 인터넷 주소’ 서비스로 한국 기술의 우수성을 증명해보이고 있다. 이렇듯 우리나라의 원조상품이라 할 수 있는 ‘자국어 인터넷 주소’가 세계시장에서 IT 산업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전략 못지않게 입지선정이 중요하다.

정보격차 해소를 담당해온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은 자국어 인터넷의 보급확산에 나섰으며, 이미 캄보디아, 베트남, 루마니아 등에 인터넷접근센터(ICA)를 설립해 놓고 있는 실정이다.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시장에 대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이루어지는 것은 선(先)투자의 의미가 강하다. 지원은 아니지만 말레이시아에 ‘자국어 인터넷’ 솔루션을 수출하는 것은 자국어 인터넷 원조국이라는 자부심도 함께 수출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리플→댓글

 ‘리플’은 인터넷 게시판에서 다른 사람이 올린 글에 대해 대답하거나 덧붙이거나 비판하는 등의 짤막한 글을 가리킨다. ‘리플’은 영어 ‘리플라이(reply)’를 우리 나름으로 줄여서 쓰는 한국식 영어이다. ‘리플’을 대신해 쓸수 있는 우리말은 ‘답글’, ‘덧글’, ‘댓글’ 등이 있으나 국립국어연구원은 일반인의 의견을 수렴해 ‘댓글’로 정했다. 어떤 것을 쓰든 의미는 통하지만 통일된 우리말을 사용하므로써 언어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