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제조업체나 냉난방기 제조업체에게 기후 변화는 매우 중요하다. 기후 변화를 제대로 관측하면 이에 따른 판매·생산 등을 미리 예측할 수 있으며 이것 자체가 기업의 경쟁력이다. 판매 예측에 따라 생산량을 조절, 재고폭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될 때 비용절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공급망관리(SCM)가 중요한 것이 바로 이같은 점 때문이다. SCM은 크게 계획(Planning) 부문인 SCP와 실행(Execution) 부문인 SCE로 나뉘어 있다. 실행부문 구축이 일반화돼 있지만 최근 들어서는 판매·생산 등을 예측할 수 있는 계획부문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특히 SCP 영역에 해당되는 S&OP(Sales & Operations System) 는 판매예측, 수요계획, 재고계획, 보충계획 등을 포괄하는 하나의 프로세스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해태제과(대표 차석용)가 지난 2002년11월부터 2003년 5월까지 구축한 SCM이 S&OP다. 미국 로질리티사의 패키지가 도입됐고 국내 물류컨설팅 전문업체인 윈로지스 뉴톤보레알이 컨설팅과 시스템 구축을 맡았다. 해태제과의 SCM이 주목받는 이유는 소비재 산업 기업 중 계획부문을 대대적으로 구축한 사례가 드문데다 실제 현업에 적용해 1년동안 구축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점에서다.
해태제과는 이 시스템을 1년간 운용하면서 생산과 영업부문간의 상충되는 업무를 중립화하고, 수요예측의 합리화를 통해 재고감축효과를 거뒀다. 회사측에 따르면 2000년부터 약 4년간 물동량이 15%증가했으나 오히려 물류거점의 수용공간은 35% 감소했다. 또 생산공장에서 영업소로의 제품 직송률은 55%로 향상됐다. 2004년 현재 월평균 총매출액이 2002년 대비 100억원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평균재고액은 30억원이 감소해 재고회전율이 업계 상위권 수준으로 개선되는 효과를 얻었다. 계획 재고정책에 따라 재고도 10∼15% 절감효과를 거뒀으며 영업· 마케팅 부문에서 판매 계획 수립 기간도 약 30% 단축했다.
해태제과의 경우에는 S&OP 도입과 더불어 물류의 아웃소싱을 전면화했다는 점도 특이하다. 이 회사는 전국에 산재해 있는 12개 물류거점을 3개의 핵심거점으로 통합하고 수송 및 배송업무를 아웃소싱했다. 할인점, 수퍼마켓 등의 신 유통 부문의 배송업무도 제3자에 맡겼다. 해태제과측은 S&OP 도입성과는 이처럼 판매계획에서부터 물류부문까지 전사적으로 과감한 시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자체분석하고 있다.
인터뷰/서덕화 정보시스템실 부장
“다양한 부서와 부문간의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됐다는 점이 가장 중요합니다.”
서덕화 정보시스템실 부장은 S&OP 도입으로 부서간 협조가 높아졌다는 점이 회사경영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그는 판매계획부터 생산에 이르기까지 전체 흐름을 한눈에 알 수 있어 투명하고 일원화된 지표를 읽을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책임소재도 확실해져 업무에 대한 책임도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서 부장은 이번 여름에 날씨가 무더웠지만 물류부문 등 업무가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었던 배경을 S&OP를 중심으로 한 물류시스템이 갖춰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구매, 마케팅, 생산, 판매에 이르기까지 사전 분석에 따라 진행돼 적정재고를 보유하고 적소적재별로 제품을 분배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서 부장은 이번 시스템 구축을 계기로 앞으로 전반적인 SCM 구축을 고려하며 2단계로 물류계획 및 공장별 스케줄링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희기자@전자신문, sha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