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필립스LCD와 LG이노텍이 휴대폰용 LCD 모듈 사업에서 중복 경쟁을 지양하고자 각 사의 활동 범위인 텃밭(?)을 구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LG이노텍이 휴대폰용 LCD 모듈 사업에 지난해 진출한 데 이어 LG필립스LCD도 매출 확대의 일환으로 휴대폰용 LCD 모듈 사업을 최근 선언, 양사의 경쟁이 불가피한 터라서 그동안 영역 조정에 대한 관심이 집중돼왔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이 생산하는 소형 LCD의 모듈 물량은 LG전자에 전량 납품하고 LG필립스LCD가 H사·O사 등 협력 업체의 생산라인을 활용, 그 이외 거래선에 직접 납품하는 형태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LG필립스LCD와 LG이노텍 등 LG전자 계열사 간에 동일한 사업을 놓고 치열한 시장 경쟁을 벌이는 구도는 한 발 비켜갈 전망이다.
LG이노텍(대표 허영호)은 이를 계기로 애초 우려와 달리 승부 사업인 소형 LCD 모듈 사업을 계속 추진하는 기회를 얻게 됐다. 이 회사는 소형 LCD 모듈 사업에 대한 설비 투자와 연구 개발을 적극 전개, 올해 1500억 원의 매출 계획을 세워놓는 등 디스플레이 사업에 몰두해온 터라서 LG필립스LCD의 소형 LCD 모듈 사업 진출이란 돌출 변수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LG이노텍은 또 구미 공장의 중소형 LCD 모듈 생산 라인을 월 100만 개에서 연말 500만 개 규모로 5배가량 증설하는 등 사업 일정을 순조롭게 진행, 내년 약 6000 억 원 규모로 추정되는 LG전자의 소형 LCD 수주전에 본격적으로 참여한다.
LG필립스LCD(대표 구본준)도 필립스 측과 LG전자가 LG필립스LCD의 소형 LCD 모듈 사업 진출 허용에 합의하면서 본격적인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LG필립스LCD는 지난 99년 합작사 출범 때 계약 조건상 모회사인 필립스와 사업 영역이 겹치는 6인치 이하 제품에 대해선 반제품인 셀로 사업 범위를 제한받아왔다.
따라서 LG필립스LCD는 소형 LCD 모듈 사업 관문의 빗장이 열림에 따라 협력 업체를 통한 매출 볼륨을 더욱 확대할수 있게 됐다. 특히 LG필립스LCD는 중국 난징에 소형 LCD모듈 생산 라인을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 중으로, 최근 현지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LG필립스LCD와 LG이노텍의 실무진 측은 ‘아직 결정된 바 없는 것으로 안다’며 조심스런 입장을 펴고 있다.
그렇지만, LG전자 고위 관계자는 “LG필립스LCD의 모듈사업 진출로 사업계속 여부가 불투명했던 LG이노텍의 소형 모듈사업은 지속하는 방향으로 일단락된 것으로 안다”며 “이는 LG필립스LCD와 LG이노텍이 경쟁보다는 협력 쪽으로 교통 정리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안수민기자@전자신문, sm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