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반도체업체(IDM)들이 국내 카메라폰용 시모스이미지센서(CIS) 시장을 놓고 한판 격돌을 벌인다.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 등 국산 IDM 진영에 올해 초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도전장을 낸 데 이어 올 연말에는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도 가세를 선언한 것.
이 같은 움직임은 첨단 카메라폰 경연장인 한국시장에서 검증받아 향후 세계시장 공략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으로, IDM의 장점인 자체 팹 활용을 극대화해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CIS는 개발 공정이 메모리와 비슷해 IDM로서는 고체촬상소자(CCD)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을 뿐 아니라, 기존 메모리 라인을 쉽게 재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외신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 5∼6위권의 종합 반도체업체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국내 휴대폰 시장을 겨냥, CIS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이 회사는 CIS 사업 강화를 위해 최근 영국의 센서 전문업체인 비전을 인수, 관련 기술을 확보했다. ST마이크로는 비전의 기술과 자사의 공정 기술을 활용해 현재 메가픽셀급 이상의 제품을 개발중이며 조만간 한국 휴대폰업체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영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ST마이크로한국지사 이영수 사장은 “그동안 ST마이크로의 CIS 크기가 경쟁사에 비해 다소 컸기 때문에 국내 시장 진출이 어려웠으나 이제는 한국 휴대폰 시장에 적합한 제품들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세계 3위의 메모리업체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지난 상반기 130만화소 제품을 개발해 최근 시장 출시에 들어간 데 이어 올해 중 200만화소 샘플 칩도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마이크론코리아 임정기 지사장은 “화질 등이 뛰어나 시장에서 반응이 좋다”며 “하반기 다양한 형태의 200만화소 샘플을 공급하면서 시장 공략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수성에 나선 국내 IDM들도 내부적으로 고화소 제품 개발 로드맵을 수립하면서 주도권을 이어나간다는 각오다.
삼성전자는 CIS를 오는 2007년까지 세계시장 1위 상품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02년 33만화소급 CIS를 출시하면서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130만화소 제품을 내놓았으며 내년 상반기에는 200만화소 제품을 본격 양산한다. 또 시장 상황에 맞춰 300만화소, 500만화소, 700만화소 제품 개발도 계획하고 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관계자는 “CIS가 기술적으로 CCD에 비해 고화소 제품 개발에 유리하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며 “CIS 하이엔드급 제품을 중심으로 올해부터 카메라폰 시장 공략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분기부터 100만화소 CIS를 양산하면서 메가픽셀시장에 진출한 하이닉스반도체도 올해 말 130만화소 제품을 본격 출시하면서 시장 공세를 강화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내년 1분기 중에 현재 샘플 개발을 마친 210만화소 제품도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하이닉스반도체 관계자는 “하이닉스는 지난 95년부터 CIS시장에서 진출해 시장을 넓혀 왔다”며 “이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부터는 하이엔드급에 주력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심규호·김규태기자@전자신문, khsim·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