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IBM(대표 이덕주) 직원들이 1일부터 ‘한 지붕 세 가족’ 생활에 들어갔다.
IBM과 LG전자가 내년 1월 분할을 앞두고 30일 자로 직원들의 ‘이직 프로그램’을 가동함에 따라 1일부터 110여명의 직원들은 크게 세분류의 법적 지위를 갖게 된다.
개별 직원들이 맡고 있는 일에 따라 상당수는 한국IBM과 LG전자로 소속을 바꾸고, 지원 부서 20여 명은 회사가 공식적으로 청산되는 연말까지 LGIBM 소속으로 남아 청산에 필요한 서류 및 정리 작업을 벌이게 된다.
한 공간 내 3개 회사 직원이 공존하는 ‘이상한 근무’ 형태는 비록 연말까지 한시적이긴 하지만 직원들은 어색할 수 밖에 없다. 어제까지만 해도 한 솥밥을 먹은 직원들이 한국IBM, LG전자, 그리고 LGIBM 등 3개사 소속으로 남남이 된 것도 그렇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한 공간에서 일을 하려니 분위기가 어색할 수 밖에 없다. 그나마 서버 사업을 해온 직원들은 지난해부터 한국IBM 측과의 공조를 강화해왔고, 담당 임원인 조상렬 상무가 한국IBM 임원을 겸직하고 있는 터라 피부로 와닿는 변화가 적다.
반면 PC사업본부 소속 인력들은 착찹하다. IBM 노트북 브랜드인 싱크패드와 LG전자의 자체 브랜드인 x노트는 시장에서 분명한 경쟁 상대이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바로 어제까지의 동지가 적이 된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한국IBM측은 노트북 및 PC 사업본부로 이직되는 직원들에 한해 한국IBM 도곡동 사옥으로 ‘공간 이전’을 서두르고 있다.
추석 연휴가 끝난 30일 LGIBM의 한 직원은 “LGIBM 직원으로 마지막 근무하는 날이 됐다”며 “겉으론 변한 것이 없는 듯 하지만 분위기도 어색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