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21](32)4세대 원자로

체르노빌 원전사고를 비롯한 몇 차례의 대형 폭발사고 이후 세계적으로 감축대상이었던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최근 다시 급부상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태양광, 풍력 등 이른바 ‘클린에너지’ 개발이 애초 예상과 달리 여의치 않기 때문인데, 차선책으로 4세대 원자력시스템이 에너지 해결사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2030년쯤 상용화될 예정인 차세대 원자로 중에서 현재 거론되는 모델은 6개 정도. 그 중에서 우리나라는 특히 액체금속로와 수소생산로에 관심을 갖고 있다.

 액체금속로는 핵연료를 반복해서 사용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 것이다. 핵연료의 이용률이 3세대 원자로보다 60배나 높고, 지금까지는 사용하고 난 뒤에 곧장 폐기했던 우라늄 238을 고속증식로를 통해 플루토늄으로 바꿔 다시 사용할 수도 있다.

 이에 비해 수소생산로는 원자로에서 전기뿐만 아니라 수소까지 대량 생산하는 독특한 개념의 차세대원자로다. 조만간 자동차 연료나 휴대폰 배터리 같은 대중적인 연료로 확대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수소를 값싸게, 대량으로 생산하는 매우 획기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차세대 원자로의 개발은 넘어야 할 장벽 또한 많다. 무엇보다 경제성이 관건이다. 4세대 원자로는 복잡한 설계가 필요하고 건설비용도 매우 많이 든다. 현재로서는 연료효율이 높은 새로운 원자로를 세우느니, 기존 원자로에서 더 많은 우라늄을 태우는 것이 훨씬 싸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러한 장애를 극복하고 60∼70년대 같은 원자력 르네상스 시대가 올 수 있을까.

 원자력 전문가들을 일단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전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문제들을 개선하고 안정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고유가 시대가 이어지고 화석연료의 문제점이 갈수록 커지는 것 역시 차세대 원자력 발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