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조흥 은행의 차세대 전산 시스템 프로젝트가 4분기를 기점으로 궤도 진입을 시작했다. 총 2000억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이 프로젝트는 국민은행의 차세대 사업과 함께 내년 금융IT 시장의 이슈를 이끌어 갈 초대형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사업을 추진중인 신한금융지주회사는 그동안 액센츄어와 진행해온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이달중에 주사업자를 선정하고 오는 11월부터는 본격적인 시스템 구축에 착수, 만 24개월의 대장정에 나설 방침이다.
◇주사업자 경쟁=차세대 시스템에 적용될 플랫폼으로 유닉스가 확정되면서 신한·조흥 차세대 프로젝트를 총괄 수행할 주사업자 선정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3일 시스템통합(SI) 사업자를 대상으로 제안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삼성SDS·LG CNS·한국IBM 등이 참여해 3자 구도를 형성했다. 금융권 유닉스 수요 흡수에 박차를 가해 온 한국HP는 삼성SDS와 컨소시엄 방식으로 참여해 채널통합, 시스템관리소프트웨어(SMS·제품명 오픈뷰) 부문에서 공조키로 했으며 LG CNS와는 SMS 부문에서 협력에 나선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4일과 5일 이틀간 제안 설명회를 개최하고 이달말까지는 최종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며 하드웨어·솔루션 사업자 선정 작업도 병행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솔루션 경쟁=지난달 이미 계정계 코어뱅킹 솔루션 사업자로 FNS와 티맥스소프트, 기업애플리케이션통합(EAI) 사업자로 비트리아를 선정한 신한금융지주는 SI 사업자과 함께 본격적인 솔루션 선정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선정 대상은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전사데이터베이스웨어하우스(EDW)·미들웨어·SMS 등이다. DB 부문은 두 은행에서 사용중인 오라클·IBM·사이베이스 등의 경합이 예상되고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 등 미들웨어 부문은 BEA시스템즈코리아와 한국IBM·티맥스소프트 등의 수주전이 전망된다.
특히 티맥스가 코어뱅킹에 이어 미들웨어 분야에서 외산 공룡인 BEA·IBM 등과 펼칠 경쟁도 주목되며 IBM의 SMS인 티볼리와 HP의 오픈뷰 간 경쟁도 눈여겨 볼 만 하다.
하드웨어 선정과 관련, 신한 측은 내년 초까지 수차례 벤치마크테스트(BMT)를 계획하고 있다. 이에 앞서 서버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가 한국HP·한국IBM·한국썬 등에 발송됐다. 따라서 그간 유닉스 세몰이에 나서온 한국HP를 겨냥해 메인프레임의 강자인 한국IBM이 어떤 유닉스 서버 기종과 공급전략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또 이번 사업에는 디스크 등 스토리지 부문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스토리지 업계의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전망=신한·조흥 차세대는 올해 금융권의 마지막 대형 프로젝트로 지난달 30일 개통돼 메인프레임 환경의 대형 차세대 준거(레퍼런스) 사이트가 된 우리은행 시스템과 함께 사실상 유닉스 환경의 첫 대형 레퍼런스가 될 전망이다.
특히 계정계 일부를 제외한 유닉스 전환방침을 세운 국민은행의 차세대 프로젝트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쳐 프로젝트 수주결과가 내년도 SI·솔루션·하드웨어 시장의 판도변화도 예고하고 있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