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25시]MS, 자꾸 왜 이러나

서버 라이센스비를 둘러싼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와 온라인게임업체들의 대립이 갈수록 극한 대결 구도로 치닫고 있다.

이번 사태는 MS가 지난 7월 ‘윈도서버 2003’을 사용하고 있는 기업에 뒤늦게 ‘무제한 라이선스(익스터널 커넥터)’ 체계를 이유로 엄청난 추가 사용료를 요구하면서 야기됐다.

서버를 이용하는 불특정 다수의 사용료를 서비스 업체에 물린다는 점에서 타당성 논쟁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MS는 최근 한국게임산업협회와 게임 관계자들과 가진 비공개 간담회에서도 그동안의 원칙론을 되풀이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다른 나라에도 적용하고 있는 익스터널 커넥터 제도를 한국에만 예외로 인정할 수 없고 이미 라이센스를 지불한 업체와의 형평성 차원에서도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번 사태의 핵심에는 여러가지 논란 거리가 있지만 MS의 최근 행보에는 뭔가 불합리한 점이 엿보인다. MS는 상당수 업체가 이미 라이센스를 구매했다고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익스터널 커넥터를 구매한 업체들도 서버 수에는 턱없이 모자란 수의 라이센스만 구매하고 있는 것이 현실. 이때문에 일각에서는 MS가 이를 마치 국내업체들이 자신의 권리를 인정한 것처럼 선전하는 도구로 활용한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MS의 영업 태도도 문제다. 원칙을 따른다면 익스터널 커넥터 관련 국내 시장은 올해만도 수천억원대에 달한다. 하지만 간담회 자리에 나온 MS 관계자 조차 이를 수십원억대 시장으로 볼만큼 원칙과 현실 적용에는 괴리가 많다.

이 부분에서는 MS가 내세우는 원칙이 단순히 영업에 이용하는 수단에 불과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게임관련업체들은 조만간 공정위 제소 등 강경대응 방안을 내놓을 전망이다. 또 익스터널 커넥터와 무관하지 않은 인터넷 기업들과의 공조도 준비하고 있다. 익스터널 커넥터 사용료는 우선 기업이 지불하지만 궁극적으로 소비자의 주머니에서 나올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사태는 온라인게임과 인터넷을 사용하는 일반인들과도 무관하지 않은 일이다.

 이 문제가 공론화됐을 때 과연 MS가 어떤 설명을 내놓을 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MS의 원칙론에 수긍할 지 고개가 갸웃할 수 밖에 없다. 합리성과 일관성을 결여한 원칙을 인정해줄 구성원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김태훈기자 김태훈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