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스페셜]보드게임

“올 추석에는 손자부터 할아버지까지 도란도란 둘러앉아 보드게임에 빠져봅시다.”

보드게임이 최근 가족용 놀이로 인기를 끌고 있다. 누구나 쉽게 익힐 수 있는 룰, 여럿이 함께할 수록 재미난 매력 등이 우리 안방 깊숙이 침투하고 있는 추세다.

초등학생이나 일부 대학생들의 놀이로 시작된 보드게임은 최근 왠만한 시내 요처마다 보드게임 카페가 들어설 정도로 열풍을 불러오고 있다. 온 가족이 함께 모이는 추석을 맞아 신세대 문화도 익히고 가족 간의 우애도 돈독히 하기 위해 보드게임에 한번 도전해 보자.

보드게임은 탁자나 방바닥에 게임판(board)을 놓고 그 위에 카드며 주사위 등을 이용해 두 명 이상이 승패를 다투는 경기. 경기규칙에 따라 카드, 말판, 블록, 주사위 등을 다양한 도구를 활용하게 된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여럿이 어울려 손쉽게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20대라면 아련하게 떠오르는 추억의 게임 ‘부루마블’를 떠올리면 쉽다. 그 기억을 감싸도는 특유의 향기들이 풍겨나지 않는가.

형제와 친구에게 경기 규칙을 설명하느라 진땀빼던 모습들. 마치 주문이라도 걸듯 손아귀 안에서 이리저리 굴려보던 주사위의 감촉. 머리를 맞대고 상대방의 ‘불운’에 깔깔대며 배꼽 쥐었던 장면들. 이런 추억을 올 추석 안방에도 쉽게 재현할 수 있다.

최근 보드게임 열풍이 불변서 인터넷에서는 이를 판매하는 전문 쇼핑몰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으며 전문 보드게임 카페도 성업 중이다.

보드게임이 발전하면서 최근에는 머리를 많이 써야 하는 난이도 높은 게임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3만종, 한국에는 400종 정도의 보드게임이 소개돼 있다.

게임을 집에서 즐기고 싶다면 인터넷에서 전문 쇼핑몰을 검색하거나 직접 보드게임방을 방문해 구입하면 된다. 보드게임을 구입해 집에서 가족과 즐길 수도 있지만 보드게임 카페, 보드게임 클럽 등을 찾아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PC방과 달리 흡연이나 음주를 금하고 있기 때문에 가족이 함께 가도 건전하고 깨끗한 분위기에서 즐길 수 있다.

2002년부터 하나 둘 생기기 시작한 보드게임방은 카페나 클럽 형태로 발전하며 최근 전국적으로 400곳(서울은 약 200곳) 정도가 성업 중이다. 이용요금은 시간당 1000~2500원. 직접 구매하려면 게임당 2만~5만원 정도를 투자해야 한다.

PC 게임은 혼자 하게 되지만, 보드게임은 여럿이 함께 참여하기 때문에 아빠 엄마 아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놀이로도 그만이다. 아이들이 자기 순서를 기다려야 하고 공동의 규칙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사회성을 키워주는 데도 좋다.

올 추석에는 보드게임과 함께 가족만의 오붓한 시간을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루미큐브

갖고 있는 14개의 숫자타일을 가장 먼저 털어버리면 이기는 게임이다. 타일에 적힌 숫자가 색깔이 같고 3개 이상 연속될 때, 혹은 색깔은 다르지만 동일한 숫자일 때 타일을 버릴 수 있다. 자신의 타일이 몇개 안 남았더라도 안심할 수 없고 마지막까지 승부를 알 수 없는 점이 재미다. 상대방의 패를 읽어가며 신속하게 숫자를 조합하는 능력이 요구돼 교육용으로도 제격이다.

◇할리갈리

4가지 과일 중 한 종류의 과일의 합이 5개가 될 때 종을 먼저 울려야한다. 순서대로 자신의 카드를 한장씩 펼치다가 한 종류의 과일이 5개가 되면 재빨리 종을 울리고 종을 친 사람이 펼쳐져 있는 카드를 다 가져간다. 실수로 종을 울렸다면 다른 이들에게 자기 카드를 한장씩 나눠줘야 한다. 카드를 많이 가진 사람이 승리한다. 단순하면서도 순발력이 필요한 게임이다.

◇젠가

쌓아놓은 나무블록을 하나씩 빼서 다시 위에 쌓아가는 게임. 블록을 무너뜨리는 사람이 진다. 전형적인 ‘아랫돌 뽑아 윗돌 괴기’. 나무블록을 빼낼 때마다 기둥이 흔들려 아슬아슬한 긴장감이 느껴지고 블록이 와장창 무너질 때 스트레스도 함께 날아간다. 보드게임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적당하다.

◇치킨차차차

상대편 닭을 최대한 많이 잡아 꼬리털이 가장 많은 사람이 이긴다. 8각형의 타일 12개를 가운데 엎어 놓고 달걀 모양의 타일 24개에 같은 간격으로 각자의 닭을 배치한다. 8각형 타일을 뒤집어 그 그림이 닭의 바로 한칸 앞의 타일과 일치하면 전진하고 다른 닭을 추월하면 꼬리털을 빼앗는다. 잡힐 듯하면서도 안 잡히는 묘미가 쏠쏠하다.

◇클루

대저택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게임 참가자들은 탐정인 동시에 살인 용의자. 게임 도구는 주사위와 단서카드. 단서카드는 ‘누가’와 ‘어디서’ ‘무엇으로’라는 세 가지로 돼 있다. 각각의 범주에서 한 장씩을 꺼내 엎어놓고 나머지 카드를 이용해 범행 카드가 무엇인지를 맞히는 추리 게임이다. 참가자들은 나머지 카드들을 각자 나눠서 손에 들고 있다가 자기 차례가 오면 주사위를 던진다. 주사위 숫자만큼 이동했을 때 다행히도 문 앞에 서게 되면 사건이 터진 방으로 들어가 탐정이 될 수 있다.

◇3차원 뱀 주사위

과거의 뱀주사위 놀이와 똑같지만 입체 구조물로 돼 있어 흥미를 더한다. 주사위 2개를 굴려 나온 수만큼 패를 전진시키는 간단한 게임이다. 위로 도약을 할 수 있는 사다리를 만나면 기분 좋지만, 뱀이란 이름의 구멍과 마주치면 패는 ‘또르르…’ 소리를 내면서 밑으로 굴러 떨어진다.

<김태훈기자 김태훈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