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토크]더 늦기 전에 정신 차리자

“신데렐라는 있다?” 지난주 시사교양프로에서 차분하게 한 단계씩 만들어가는 결혼 생활보다는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재벌 2세와의 결혼을 꿈꾸는 젊은 사람들의 가치관을 보도하는 프로를 보면서 대박, 그리고 한방을 추구하는 사회 현상에 답답함을 느꼈다.

이 같은 대박주의 현상은 모바일 게임에서 그대로 볼 수 있다. 아니 넘쳐난다.

겜블 장르와 타이쿤류, 그리고 RPG 장르는 모바일 게임의 신데렐라 장르이다. 요즘 모바일 게임 개발업계에는 유저에게 검증되고 인기를 끌고 있는 특정 게임을 약간 변형해 게임을 만드는 풍조가 유행하고 있다. 그래서 카피게임 논란도 그치지 않는다.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묻어나는 창작 게임은 극히 보기 어렵다. 디자인이나 미션만 약간 다른 겜블 게임이 넘쳐 나고, 거의 모든 방면의 생활 소재를 활용해 나온 특징 없는 무수한 타이쿤류 게임이 양산되고 있다. 스토리만 약간 다르게 해 개발된 RPG게임도 마찮가지다.

이러한 짝퉁 게임 속에서 유저들이 한 두 개의 좋은 게임을 찾아내기란 정말 쉽지 않다. 고객 입장에서 보면 요즘은 정말 할만한 게임이 없어보인다. 모바일 게임 시장의 비즈니스 구조 때문에 성장의 한계에 부딪힌 게 아니라 쉽게 만들고 쉽게 수입을 올리려는 개발사의 그릇된 개발 풍조가 더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게 아닌가.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 게임폰은 정체 시기에 있는 모바일 게임 산업에 활기를 불어 넣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스마트폰에 휴대용 게임기의 결합으로 만들어진 게임폰이 속속 출시되고 머지않아 적외선 통신(IrDA)을 이용해 휴대폰 간의 네트워크 게임을 지원하는 차세대 게임폰도 출시될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다양한 차세대 게임폰의 기능에 걸맞도록 모바일 게임 장르나 퀄러티 또한 향상돼야 할 시기다.

모바일 게임의 유저 확대를 위해 이미 검증된 장르가 아닌 새로운 창작 게임들, 나아가 고사양의 게임 콘텐츠가 개발돼야 한다. 우후죽순처럼 생긴 많은 모바일 게임개발사 중에서 2~3년 후의 모바일 게임 시장을 내다보고 조용히 칼을 갈고 있는 업체만이 치열한 경쟁환경에서 우뚝 설 수 있다.

어떻게 2~3개월의 노력으로 대박을 꿈꾸는 것인가. 인기 장르에만 치우친 게임 출시를 지양하고, 새로운 장르와 기술을 개척하는 치열한 벤처정신으로 뭉쳐진 모바일 게임회사가 필요하다.

며칠 전 일본 스퀘어 에닉스의 900i 전용 모바일 게임인 ‘비포 크라이시스-파이널판타지 7’이 서비스되는 첫날 160만 액세스를 기록했다고 한다. 한국 모바일 게임의 ‘파이널판타지’는 우리가 만들지 않으면 아무도 만들 수 없다.

<컴투스 박지영 사장 jypark@com2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