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닝일레븐’ 클럽 ‘위닝12’는 한마디로 개성 강한 위닝 마니아들의 집합체다. ‘위닝일레븐’에서 때마다 유행하는 전략·전술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독특한 플레이를 추구한다.
20여명의 활동파 회원마다 각기 좋아하는 팀이 다르고 선호하는 팀의 특장점을 바탕으로 나름의 노하우를 더해 개성있는 팀 플레이를 펼친다. 위닝12에는 회원들의 팀 선호도가 프랑스나 브라질 등 강팀에 집중하지 않는다.
헤딩력이 강한 네덜란드, 조직력이 뛰어난 포르투갈 등 특색있는 국가대표팀이 고루 포진해 있는 가운데 저 마다의 플레이를 선보이는 곳이 클럽 위닝12이다.
위닝12라는 이름에 담긴 뜻은 ‘위닝일레븐’을 사랑하는 12번째 선수이자 서포터라는 의미다. 지난 2001년 말 PC통신 위닝동호회 루리앤위닝과 위닝마스터의 결합으로 탄생했다.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승패나 경기 결과보다는 ‘재미있고 즐거운 게임을 하자’는 모토를 유지해오고 있으며 회원 간의 끈끈한 정은 두말 할 나위 없이 두텁다. 3년 여 동안 기존 회원의 이탈이 거의 없이 19세 신입 회원부터 33세 초기 멤버까지 한데 어울려 ‘위닝’을 즐긴다.
게임 뿐 아니다. 축구에 관계된 온-오프라인 행사는 위닝12의 행사와 직결된다. 한국 국가대표팀 A매치가 열리는 날이면 삼삼오오 모여 경기 관람에 나서고 틈틈이 오프라인 축구도 즐긴다. 다른 클럽과 달리 술과 담배를 못하는 사람이 유난히 많다는 점도 위닝12의 특징이다. 지난 12일 클럽 내 맏형의 결혼식은 마치 정모를 방불케 할 정도로 활동파 회원 20여명이 전원 참석해 축하와 함께 친목을 과시했다.
위닝12가 ‘위닝일레븐’ 게임계에서 명성을 날리게 된 큰 원인은 국내에 플레이스테이션2가 정식 발매된 이후 클럽 주최 공식 대회를 가장 먼저 시작했고 나아가 지금까지 가장 호응 높은 대회로 이끌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개별 위닝클럽이 주최하는 위닝 게임 대회는 공식 비공식으로 수십개가 있지만 참여율과 호응도, 규모 등에서 ‘위닝12 대회’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현재까지 8번 대회를 치렀고 이 중에서 2번 우승을 차지했다.
‘위닝일레븐’ 게임의 새로운 버전이 나올 때면 위닝12는 빠짐없이 초청돼 게임에 대한 평가와 분석을 내리는 역할을 맡아왔고 MBC 줌인 게임천국 등 다수 방송프로그램에 초청돼 ‘위닝일레븐’에 대한 국내외 열기를 전하고 있다.
위닝12에는 독특한 전통이 하나 있다. 신입 회원이 들어오면 고참 회원을 상대로 신고를 겸한 게임을 치르는데 이때 선배들이 엄청난 스코어로 신입회원을 눌러 기를 죽이는 전통이다. 이는 신입회원의 자존심을 자극해 게임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키우는 동시에 회원으로서 기억에 오래 남는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한 것이다.
★나도 한마디
황찬우(28) 위닝일레븐이 정식 발매되기 전 사용했던 일본판은 일반인이 이용 하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일본어판을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처음으로 해설서 비슷하게 만들었던 것이 가장 의미 있는 일로 남을 것 같다.
오종환(27) 위닝 게임을 좋아해서 모였고 지금까지 별 탈없이 잘 지낸 것에 대해 모두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앞으로 결혼하고 사회에 진출해서도 기쁜 일이건 슬픈 일이건 다 같이 함께하는 가족 같은 클럽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권오탁(25) 클럽 원들의 나이가 천차만별인데 후배는 형들에게 깍듯하고, 선배는 후배를 존중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다. 승패에 연연해 하지 않고 선후배간에 좋은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그런 클럽을 만들어보고 싶자.
이주헌(25) 모두가 우승할 수 있는 실력을 갖췄는데 운이 따르지 않아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한 경우가 많다. 개인적인 바램은 우리 클럽이 여러 대회를 석권해 실력 면에서도 가장 뛰어난 클럽이라는 명성을 얻고 싶다.
장민우(22) 무엇보다 클럽 분위기가 너무 좋다. 나이 먹어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계속해서 유지됐으면 좋겠다.
채득희(22) 사회인으로 생활이 바빠지고 힘들어져도 지금처럼 즐겁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게임을 즐기고 만났으면 한다. 변함없이 좋은 관계로 이어나가는 친숙한 모임처럼 그렇게 말이다.
남강현(21) 우리 클럽은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위닝’ 클럽 중 하나다. 앞으로 클럽의 규모, 참여도, 실력 등 여러면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클럽이 발전했으면 좋겠다.
김태현(21) 신입회원, 특히 여자 회원이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다. 노력 좀 하자. 그리고 ‘위닝’만 너무 많이 하지말고 다른 의미있는 일도 함께하는 그런 모임을 만들자.
<임동식기자 임동식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