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분석과 같은 특정 영역을 중심으로 형성돼온 클러스터 시장이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애플리케이션 등 기업용 컴퓨팅 분야로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용 대형 기간 시스템 대신에 중소형 유닉스를 클러스터해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인텔 및 AMD 칩 서버를 대량으로 묶은 전통적인 개념의 PC클러스터가 슈퍼컴퓨터 역할을 대체하는 흐름과 맞물리면서 클러스터 컴퓨팅 확산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 업계는 내년 국내 클러스터 시장이 올해에 비해 두배 이상 성장한 800억∼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클러스터 시장 500억원 규모=올해 PC클러스터 시장은 400억∼500억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 최대 규모인 서울대 슈퍼컴퓨터 클러스터 프로젝트를 비롯해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현대자동차, 국립의료원, 국립환경연구원, 고등기술원 등에서 작게는 수억원에서부터 수십억원 규모의 클러스터 인프라를 도입했다.
올해 클러스터 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DBMS로 클러스터가 도입됐다는 점이다. 서버 및 솔루션 진영에 따르면 대학은 물론 포털 등의 닷컴 기업들 중 최소 100여개 기업에서 DBMS를 추가로 증설하거나 신규 도입하면서 종전과 달리 오라클 9i를 RAC으로 연결하는 형태의 클러스터 시스템을 채택했다. 이 경우 사용되는 서버 플랫폼은 중형 이하 유닉스 서버나 아이테니엄 서버와 같은 범용 칩 계열이다.
김경수 이파워게이트 팀장은 “클러스터는 비용 절감 효과는 물론 시스템 장애가 발생했을 때 한대의 서버가 다운돼도 클러스터링돼 있는 다른 서버가 기능을 수행하고 있어 안정성 측면에서 수요처로부터 높은 관심이 일고 있다”며 “내년부터 시장이 본격 형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라클 10g 기폭제로 1000억원 시장 기대=내년 국내 클러스터 시장은 전통적인 슈퍼컴퓨터 영역은 물론 민간 기업 시장에서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수십억원 규모의 클러스터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양대, 부산대·부경대, 현대자동차 등 공공기관과 학교, 민간기업 등에서 크고 작은 프로젝트가 나올 전망이다.
특히 올해 시행된 서울대 프로젝트가 여러 대학에서 벤치마킹돼 내년 대학 시장의 활성화가 주목받고 있다. 부산대·부경대·동명정보대 등 부산 지역 3개 대학에서 공동으로 추진하는 클러스터 프로젝트는 교육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지방대 인프라 지원 사업(누리 사업) 명목으로 자금 지원이 예정돼 있어 부산 지역 대학을 묶는 ‘그리드 인프라’ 구현 차원에서 추진된다.
올해 멀티미디어 렌더팜 사업을 추진한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도 내년에 2∼3개 지역에서 추가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에서도 올해에 이어 추가 프로젝트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통신부에서도 클러스터 산업 육성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시장 확산에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민간 시장에서는 오라클의 10g 영업 활성화 정도가 클러스터 시장 확산에 직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라클 10g에는 기존 9i에서 사용해야 했던 클러스터(RAC) 기능이 포함돼 있으며 소형 서버 기반의 클러스터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클러스터 업계는 한국오라클이 10g에 대한 마케팅 및 영업을 크게 강화하고 있어 클러스터 시장 역시 동반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