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눅스` 큰 그림 그렸다

한·중·일 3국의 유력 리눅스업체가 추진하는 아시아눅스 프로젝트의 청사진이 나왔다.

 우리나라의 한글과컴퓨터를 비롯해 중국 홍기리눅스, 일본 미라클리눅스 등 3개 업체 실무자는 최근 국내에서 세번째 회의를 갖고 아시아눅스 프로젝트의 세부 사항에 대해 대략 합의했다. 이들 아시아눅스 프로젝트 참가 업체는 주력 개발 분야 선정과 소스코드 공개 등을 골자로 한 협력 방안의 큰 틀을 마련했다. 3개 업체는 이달 중순경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MOU를 교환, 아시아눅스 프로젝트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는 별도로 한국형 공개소프트웨어(SW)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전자통신연구원(ETRI) 역시 아시아눅스 프로젝트에서 개발될 리눅스와 호환성을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혀 아시아눅스 프로젝트 추진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중국과 일본은 OS, 한국은 응용SW=가장 관심을 모은 국가별 개발 영역의 경우 당초 예상대로 홍기리눅스와 미라클리눅스가 각각 PC용 리눅스와 서버용 리눅스를 맡고 한글과컴퓨터가 응용 SW인 리눅스용 오피스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이에 대해 조광제 한글과컴퓨터 이사는 “일본은 이러한 구도에 전면적으로 찬성했으며 중국의 경우 일부 이견이 있었지만 큰 틀에서는 뜻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제품 개발 방식은 핵심 영역 70% 정도를 개발하고 언어나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 나머지 30%는 각국의 상황에 맞도록 고치는 형태로 진행된다.

 한글과컴퓨터는 리눅스용 오피스로 연내 출시 예정인 씽크프리오피스3.0을 제시할 방침이다. 중국에 몇몇 리눅스용 오피스가 있지만 윈도와의 호환성 등 기능 면에서 우위를 지키고 있기 때문에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일부에서 우려를 제기한 아시아눅스와 한국형 공개SW 사이의 호환성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과 ETRI가 추진하는 한국형 공개SW 플랫폼 개발 사업과 아시아눅스 프로젝트는 사실상 내용상으로는 동일하게 추진되기 때문이다.

 김명준 ETRI 서버사업팀 부장은 “현재 추진되는 한국형 표준플랫폼은 국가표준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아시아눅스와는 표면적으로 다르다”며 “아시아눅스의 많은 기능이 이미 개발돼 있는 상태에서 굳이 작은 작업을 반복할 필요가 없어 내용 면에서 한국형표준플렛폼은 아시아눅스를 상당 부분 참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리눅스 시장 판도변화 예상=아시아눅스 프로젝트에서 개발된 리눅스는 국내 리눅스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규모와 성격이 다른 한·중·일 연합군이 리눅스 시장에 뛰어들었다는 것 자체가 국내 소규모 리눅스업체 중심으로 형성된 국내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한국의 리눅스 시장을 대표할 만한 업체의 필요성을 거론하며 한컴의 참여를 반기고 있다. 정부 역시 국내 리눅스업체들의 영세성으로 강력한 시장확대 드라이브에 어려움을 겪었던 점을 감안, 한컴의 참여를 환영하고 있다.

 반면 영세하지만 나름대로 구조가 갖춰진 국내 리눅스 시장을 뒤흔들 것이라는 우려도 보이고 있다. 아울러 국내 리눅스 시장이 다시 개화되면서 자리가 채 안 잡힌 상태에서 한컴이 뛰어들어 장에 혼란을 줘 레드햇이나 수세 등 외국 업체들의 입지를 굳혀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장동준·윤대원기자@전자신문, djjang·yun1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