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위성DMB 선수 빼앗겼다

일본 MBCo, 이달 20일 세계 첫 상용서비스

일본이 오는 20일 세계 최초로 위성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서비스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그동안 우리나라 기업들이 의욕적으로 준비해온 위성DMB 사업이 일본에 추월당하게 됐다.

 일본 MBCo(대표 미조구치 데쓰야)는 오는 20일 SK텔레콤과 공동으로 지난 3월 쏘아올린 위성 ‘아래아한별(일본명 MBsat)’을 통해 동영상 등 총 40개 채널을 제공하는 이동휴대방송 ‘모바HO’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MBCo는 4일 도쿄에서 상용 단말기를 선보이고 구체적 서비스 일정을 발표한다. MBCo는 한국의 티유미디어보다 최소 한달 이상 빨리 서비스에 나서게 돼 세계 첫 위성DMB 사업자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다.

 특히 MBCo는 한국 방송도 내보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우리나라 프로그램이 일본 DMB에 먼저 송출되는 기현상도 발생할 전망이다.

 ◇일본이 앞선 한-일전=티유미디어는 당초 서비스 시점을 올 7월로 잡으며 MBCo보다 먼저 치고 나갈 계획이었다. 특히 압축전송방식으로 MPEG4 AVC(일명 H.264)를 택하며, 일본보다 기술적 우위를 점했다. 올 초 방송센터 구축을 완료했고 5월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휴대폰 겸용 위성DMB 단말기(일명 위성DMB폰) 시제품을 내놓았다. 미조구치 MBCo 사장이 지난 4월 방한 당시 한국을 배워 휴대폰에서 위성DMB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역전됐다. 지난달에야 방송법 시행령이 개정 공포됐지만 방송위원회는 사업자 선정작업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상태다. 반면 일본은 총무성이 나서 MBCo를 방송사업자로 육성했다.

 MBCo의 관계자는 “총무성으로부터 지난 7월 본 면허를 받았다”며 “일본 가입자는 내년 3월 말 10만∼20만명, 2007년 3월까지 150만명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후방 장비·부품업계 여파 클 듯=일본은 관련 산업 전 부문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전망이다. 도시바가 삼성·LG 등을 제치고 첫 단말기인 ‘MTV-S100’을 출시하고 샤프도 가세한다. 위성DMB베이스밴드칩(일명 CDM칩)도 도시바가 한국 시장 공세를 강화할 태세다. 안테나는 일본 하라다안테나가 일본과 국내 시장 양쪽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장비·부품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기업은 일본과 국내 위성DMB 시장을 놓고 일전을 벌여야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정책 당국의 안일함 때문에 일본 기업에 비해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위성DMB가 중국을 포함한 동남아 등지로 확산될 것이 확실시되는데, 일본이 앞서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할 판”이라고 우려감을 표시했다.

 도쿄=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