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과학기술분야의 R&D 논문과 특허의 질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가입국 가운데 바닥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특허등록기술 중 사업화 비율은 지난 2002년 26.7%에서 올해 38.9%, 성공률은 11%에서 19.9%로 증가하는 등 일본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조사됐다.
열린우리당 홍창선 의원이 4일 과학기술부 국정감사 요구자료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나라의 연구개발 투자 확대로 과학기술분야 발표 논문 수와 특허출원 건수는 크게 증가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98년부터 2002년까지 5년간 우리나라의 논문인용지수(SCI)의 논문 평균인용도는 30개 OECD회원국 중 28위를 기록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지난 해 우리 나라 과기분야 발표 논문 수는 1만8635편으로 세계 14위, 특허협력조약(PCT) 기준 국제특허출원은 2947건으로 세계 7위 수준이다.
그러나 SCI의 인용도는 1위인 스위스 6.67, 2위인 미국 5.93에 비해 2∼3분의 1에 불과한 2.35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OECD 평균 4.57의 절반을 겨우 넘는 수치로 폴란드(2.53)와 멕시코(2.46)에 이어 꼴찌에서 세 번째다.
또 특허청이 지난 상반기 현대리서치연구소를 통해 1000개 기업을 샘플링, 특허가 제품 생산 등에 사용되는 비율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389개 업체 38.8%가 특허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공률은 19.9%로 일본 등 선진국과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정부출연연구기관이 특허출원을 하는 이유로는 ‘수익창출을 위해서’가 42.5%,‘연구실적 평가에 활용하기 위해서’가 56.7%를 차지, 일단 받아놓고 보자 식의 특허출원이 아직까지는 많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그 동안 과학기술부가 R&D과제 선정평가와 성과평가에서 논문과 특허 실적을 강조해 온 탓”이라고 꼬집으며 “양적성장도 중요한 성과이지만 논문이나 특허의 질을 생각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홍 위원 측은 “지난 해 우리나라의 기술도입액이 32억달러를 넘어선 반면 기술수출은 8억달러 수준에 불과하다”며 “정부의 특허출원 지원 예산이 올해 30억원으로 오히려 전년에 비해 5억원이 감소한데다 특허 유지비 지원은 전무한 실정이어서 특허를 포기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etnews.co.kr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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