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삼성SDI 간에 2차전지 지존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삼성SDI보다 2차전지에 1년 먼저 진출했음에도 불구하고 2위 자리에 머물러온 LG화학은 올해 생산 능력과 매출에서 모두 앞질러 수위자리에 오르겠다는 각오다. 그렇지만 삼성SDI도 적극적인 증설과 매출확대로 LG화학의 추격에 대응하며 1위 자리 지키기에 나서 두 회사 간 자존심을 건 한판싸움이 달아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해 LG화학의 한 관계자는 “삼성SDI에서 2차전지 사업의 중요도는 디스플레이 등 다른 사업군 대비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며 “LG화학은 2차전지를 미래 승부사업으로 선정, 역량을 쏟아붓는 집중력이 높다”고 밝혀 역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반면 삼성SDI 한 관계자는 “뚜껑은 열어보아야 안다”며 여전히 자신감을 보였다.
◇치열한 매출 접전=2차전지 사업에서 삼성SDI는 지난해 3440억원을 기록, 2700억원의 LG화학을 700억원의 차로 앞섰다. 그렇지만 올해들어 격차는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올 1분기 삼성SDI가 111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LG화학이 근소한 차이로 그 뒤를 바짝 추격하더니 2분기께 각각 약 1200억원 규모의 대등한 매출을 기록하는 등 양사 간 매출 격차는 사실상 사라졌다.
특히 LG화학은 3분기 들어서도 지멘스·노키아 등의 신규 거래선을 확보하는 데 적극 나서는 등 연내 6000억원 규모의 2차전지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반해 삼성SD는 올해 5500억∼6000억원대에 머물 것으로 예측돼 LG화학과 치열한 접접이 예상된다.
◇장군 멍군 설비 경쟁=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생산능력이 삼성SDI 대비 월 400만셀 가량 뒤진 LG화학은 올해 초 2차전지 생산 설비를 1800만셀로 늘린 데 이어 연말께 또다시 2200만셀로 확대키로 하고 설비 구축 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내년께 추가 증설 계획도 구상하고 있어 2차전지 설비 증설에 대대적인 투자를 벌인다. 게다가 이 회사는 중국 난징의 2차전지 후공정 생산라인(월 400만셀)을 시범 운영하고 늦어도 연내 정상 가동에 들어가는 등 전체 생산설비를 2600만셀 규모로 운영한다. 특히 중국 난징 공장의 2차전지 생산 능력을 내년 말 1200만셀 규모로 확대하기로 하는 등 삼성SDI를 앞서 나갈 방침이다.
삼성SDI는 2차전지 생산 능력이 올해 초 LG화학과 대등해짐에 따라 현재 월 1800만셀 규모에서 연말께 400만셀을 확대, 월 2200만셀 규모로 증설하는 등 LG화학의 증설 경쟁에 맞대응하고 있다. 특히 중국 퉁관 2차전지 팩 라인(월 100만 개)을 본격 가동함으로써 전체 생산 설비를 2300만셀 규모로 운영하는 등 내년께 설비 증설도 계획하고 있다.
따라서 LG화학이 연말께 생산 능력 측면에서 삼성SDI를 처음 앞지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LG화학과 삼성SDI의 양사간 꼬리를 무는 증설 경쟁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어서 향후 추이에 관심이 집중된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