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5개월여 만에 880선을 돌파했다.
4일 종합주가지수는 △미국 증시의 상승 랠리 △고유가 충격 둔화 △외국인 매수세 등에 힘입어 30포인트 이상 오른 880.84를 기록했다. 이로써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4월말 이후 5개월여 만에 880선을 넘어섰다. 국내 증시가 당초 우려됐던 유가급등 악재를 극복하고 급등함에 따라 멀게만 느껴졌던 900선도 가시권에 접어들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발 훈풍=이날 상승세는 지난주 뉴욕 증시가 고유가 충격을 딛고 상승세로 마감한 데 따른 것이다. 나스닥·다우·필라델피아반도체 등 주요 뉴욕 증시 지수는 유가가 사상 처음으로 50달러를 넘어선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름세를 이어나갔다.
미국 증시 호전 소식에 따라 이미 추석 연휴를 통해 ‘오일쇼크’의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했던 국내 주식시장은 미 증시 상승세를 지표로 삼아 거침없는 상승세를 시현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외국인도 한 몫=추석 연휴 이후 이어진 국내 증시의 상승세 속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는 불안 요소로 지적됐다. 외국인은 연휴를 앞둔 지난 22일부터 연휴 직후인 이달 1일까지 5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는 등 국내 증시에 대해 부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전 주말 미 증시 호조에 고무받은 외국인은 4일에는 1800억원 넘게 순매수하며 ‘바이 코리아’로 돌아섰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달 중순 이후 연일 매도 우위를 보였던 거래소 전기전자업종에 대해서도 11거래일 만에 순매수를 기록, 주목받고 있다.
◇유가안정이 관건=전문가들은 일단 주식시장이 고유가라는 장애물을 넘었다는 데는 동의했으나 같은 장애물이 또 다시 나타나도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우려감을 표시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미국 증시의 오름세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 대부분이 동반 상승했지만 유가안정이 관건”이라며 “유가가 추가로 오른다면 상승세를 이어가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김주형 연구원도 “외국인이 전기전자업종을 다시 사들이는 것을 비롯해 국내 콜금리 정책 및 3분기 기업 실적도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변동성이 많은 유가가 추가 상승한다면 장세도 불안정해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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