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빅3, 공급량 확대 배경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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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휴대폰 업계가 대대적으로 공세에 나서는 데는 시기적으로 글로벌 시장 경쟁구도를 코리아 주도로 이끌어가겠다는 전략이 내포돼 있다. 노키아·모토로라와 확고하게 시장구도를 이끌고 가면서 소니에릭슨·지멘스 등 타 경쟁기업을 ‘완벽하게’ 넘어서겠다는 의지의 표출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상승세를 타고 있는 LG전자와 팬택계열은 50% 가량 공급량을 늘려 내년을 글로벌 업체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기 위한 호기로 만들 계획이다. 삼성 역시 두말할 나위 없다.

 ◇배경·의미=무엇보다 휴대폰 빅3의 자신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의 경우 사스 여파로 중국시장이 위축되기는 했지만 유럽 등의 시장 상황이 다소 호전돼 이들 빅3는 공급량을 300만∼2000만대 가량 높여잡기도 했다. 모토로라·소니에릭슨·지멘스를 따돌린 것도 자신감을 높여준 계기가 됐다. 게다가 내년에는 유럽시장, 특히 동유럽시장의 확대가 예상된다. 중남미 시장도 증가 추세이고, 중국시장도 올해와는 달리 기대된다. 따라서 내년은 삼성전자의 경우 노키아와 양강구도를, LG전자와 팬택계열은 모토로라·소니에릭슨·지멘스 등과의 경쟁구도를 확고하게 다지는 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 1억대 돌파할까=올해 삼성전자가 8600만대를 돌파할 경우 무엇보다 내년 업계 최대 관심사는 1억대를 돌파할 수 있느냐로 요약된다. 삼성전자 측은 아직 1억대 돌파에 대해 조심스런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내심 1억대 돌파를 내년 최대 목표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1억대 돌파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강력한 희망사항인데다 노키아와의 양강구도를 위해서는 1억대 벽을 돌파하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아직 확실한 계획을 수립하지 않은데다 세계시장과 주가의 관계가 워낙 민감해 예단하는 것은 금물”이라면서도 “하지만 내년 휴대폰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는 공세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으며 이를 위한 사업계획을 수립중인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지금처럼 고가폰 전략의 한계와 노키아·모토로라 등 글로벌 기업의 견제가 만만찮다.

 ◇LG전자, 팬택계열 한 단계 상승 ‘자신’=우선 LG전자는 내년 시장을 밝게 보고 있다. LG 휴대폰의 유럽시장 공략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데다 WCDMA의 대량 공급을 계기로 기술력도 인정받았다. LG전자는 올해에만 400만대의 WCDMA폰을 허치슨·오렌지 등에 공급키로 했다. 주력하고 있는 GSM폰의 공략도 순조롭다. 독립국가연합(CIS)과 인도시장의 공략도 궤도에 올랐다. 내년에는 이들 지역을 발판으로 확고하게 4위 자리를 꿰찰 계획이다. 팬택계열 역시 올해보다 50% 가량 늘어난 3000만대를 공급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해외에서의 브랜드 인지도가 다소 낮기는 하지만 신개념 휴대폰을 앞세워 이를 보완할 계획이다.

 ◇전망=빅3의 공세는 예견된 사항이다. 노키아가 아직 1위 자리를 지키고는 있지만 하향세를 걷고 있고, 한국 휴대폰 기술의 리더십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모토로라도 뚜렷하게 치고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빅3가 성능과 디자인력을 앞세워 공세를 취할 경우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하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하이엔드 전략을 펴온 국내 업체들의 전략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저가폰 시장을 공략하지 않고서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수익성의 하락도 감수해야 한다.

 휴대폰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계획대로라면 내년에는 국내 휴대폰 3사가 독자적으로 사상 초유의 2억대 생산시대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노키아·모토로라 등 글로벌 휴대폰 업계의 견제와 수익성 감소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앞으로의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박승정기자@전자신문, sj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