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통신사업자들의 신규 투자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해법을 못찾고 공전할 전망이다. 주요 사업자들은 내년 계획을 신규 투자보다는 네트워크 유지·보수에 초점을 둬 전체 투자 규모 역시 올해 수준 혹은, 이보다 다소 축소하기로 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SK텔레콤·KTF·하나로텔레콤 등 기간통신사업자들은 내년에는 대규모 신규 서비스나 가입자 확대를 위한 공세적 투자가 아니라 올해 수준에서 설비투자(CAPEX)와 운영비를 최대한 긴축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했다.
이는 IMT2000, 위성DMB 등 신규 서비스 부진으로 인해 올해 투자 목표액 집행이 늦어지는 것과 맞물려 내년에도 실제 투자액이 2년 연속 줄어드는 결과가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KT 고위 관계자는 “올해 설비투자 집행액이 2조원대로 예상되고 내년에도 이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 방향에서 세부안을 짜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신규 시장이 가시화되지 않는데다 새로 수립한 ‘미래비전 2010’도 상당기간 운영예산(OPEX) 측면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후방효과가 있는 CAPEX로 이어지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내년투자액은 VDSL망으로의 교체 이외에는 대다수의 투자비가 기존 가입자 유지에 사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WCDMA 투자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SK텔레콤 역시 올해 투자 목표액인 1조7000억원을 실제 집행하는 데도 벅차다. 이 회사는 상반기에 집행기준으로 5000억원을 채 투자하지 못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투자와 운영예산을 최대한 긴축해 운용하는 것으로 기조가 바뀌었다”면서 “내년 투자액에 대한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올해 수준을 상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말께 동기식 IMT2000(cdma2000 1x EVDV)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인 LG텔레콤 역시 WCDMA 수준의 초기 서비스만 예정하고 있어 실질적인 투자는 내년으로 넘어갈 예정이다.
LG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EVDV 서비스가 시장전망과 단말기 미확보 등의 문제로 올해 본격 투자가 어렵다”면서 “내년 투자에 대한 밑그림을 수립중이나 가입자 전망도 불투명해 올해 수준인 3500억원을 넘어서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당초 투자목표를 38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낮춘 하나로텔레콤도 내년 투자가 올해 집행액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데이콤 역시 1000억원대의 투자에 그칠 예정이다.
정지연·김용석기자@전자신문, jyjung·y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