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1만여 IT기업들이 제품에 사용하는 유해 화학물질의 정보 공개 기준이 통일된다.
인텔, 소니, 지멘스, IBM, 모토로라, NEC, 캐논 등 미국·유럽연합(EU)·일본 등지의 1만3000개 전기·전자업체들은 제품에 사용하는 총 24개의 화학물질 사용 상황을 공개하는 기준을 통일키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이는 환경을 배려한 부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한다는 ‘그린 조달’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으로 향후 세계 유력 IT기업들의 대대적인 부품업체 선별 작업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우선 인텔, 소니, IBM 등 대표 기업들은 정보 공개의 원안을 작성해 내년 초 적용하고 이를 각국·지역의 전기·전자, 정보통신 관련 업계 단체 및 기업들을 대상으로 채택을 촉구할 계획이다.
정보 공개의 대상이 되는 물질은 납, 수은, 카드뮴 및 화학물질. 이 물질들을 원자재에 포함한 부품의 종류, 질량, 용도 등 8개 항목으로 나눠 반드시 정보 공개하도록 부품업체들에게 요구할 방침이다. 또 보고 담당자의 이름 및 연락처 등 12개 항목도 필요에 따라 기재토록 할 계획이다.
이번 화학물질의 정보 공개 기준 통일은 비록 의무화는 아니지만 그린 조달을 위한 사실상의 ‘세계 표준’이라는 점에서 향후 세계 IT업계에 적지않은 파장을 불어일으킬 전망이다.
지금까지 그린 조달에서는 완성품업체와 부품·재료업체 사이에 제각각 자발적으로 화학물질의 양 등을 보고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단지 복수의 원청업체를 보유한 부품업체의 경우 고객기업 별로 서로 다른 보고서를 작성해야만 했다. 완성품업체들도 신제품 개발을 위해 새로운 부품을 조달할 때 정보수집에 적지않은 시간이 소요된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이번 기준 통일화로 인해 관리체제가 간편해지고 결국은 조달 원가의 인하로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IT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IT업계는 또 환경을 배려한 그린 조달을 추진할 경우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실현을 앞당기며 기업 가치 향상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