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통합(SI) 및 컴퓨팅 진영이 올해 남은 3건의 대형 전사자원관리(ERP) 프로젝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GM대우의 ERP 프로젝트가 SAP 솔루션으로 낙점되고 엑센츄어와 공동으로 프로젝트가 시작된 상황이고 보면 이제 남은 대형 프로젝트는 500억원 규모의 철도청 프로젝트, 금호그룹 규모로 확대를 전제로 한 아시아나IDT 프로젝트, 대한항공의 차세대정보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등 3건이다. 컴퓨팅 진영에서는 3건의 프로젝트와 여기서 파생되는 시스템을 고려할 경우 시장규모가 1000억∼1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IDT=우선 아시아나IDT는 다음주 중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주해 ERP 기반의 ‘품질보증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공식 추진할 계획이다. 아시아나IDT가 SI업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프로젝트는 패키지 솔루션과 하드웨어 등 두 분야에서만 경쟁이 이뤄진다. 아시아나IDT는 SAP 솔루션과 KPMG 솔루션 중 하나를 택할 계획이다.
아시아나IDT는 현재 투이컨설팅으로부터 품질보증시스템 구축에 관련된 컨설팅을 받고 있으며, 내년 1월까지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상반기 중 정식으로 가동한다는 일정을 세우고 있다. 또 품질보증시스템과 별도로 추진되고 있는 비즈니스프로세스관리(BPM) 시스템과 연동해 사용할 계획이다.
◇철도청=내달 1일 입찰이 실시되는 철도청 프로젝트는 SAP코리아와 한국오라클을 잡기 위한 SI업체들의 물밑 작업이 한창이다. 애초 삼성SDS와 LG CNS 2파전으로 알려져 온 이번 프로젝트에는 두 업체 외에도 현대정보기술을 비롯해 엑센츄어, 메타넷, KTI 등 4개 업체가 입찰 참여 의사를 밝히고 솔루션업체에 구애하고 있다.
철도청은 솔루션을 별도로 선정하지 않고, SI와 솔루션 및 하드웨어업체 간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을 진행하는 방식을 채택했기 때문에 동일한 솔루션을 복수의 SI업체가 제안하는 현상이 벌이질 수 있다.
SAP코리아 관계자는 “올해 경기 상황에서 이 정도 규모면 모든 SI업체가 도전장을 낼 것으로 보는 게 맞다”며 “솔루션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SI업체 간 공동 컨소시엄 구성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체 예산의 15% 내외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서버 분야는 최고 하이엔드 유닉스 서버 3∼4대는 사용될 것이란 예상이다. 철도청에 대한 영업력이 강한 한국썬 외에도 한국HP와 한국IBM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한항공=ERP 패키지 기반의 ‘차세대정비시스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대한항공의 경우 SAP·오라클·보잉 등 3개사로부터 1차 제안서를 받았지만 연내 솔루션을 선정할지에 대해선 명확한 답을 하지 않고 있다. 대한항공이 구상하는 차세대정비시스템은 단순한 ERP 프로젝트가 아닌, 데이터 표준화를 비롯해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비즈니스 프로세스 재구축(BPR)’이라는 점에서 업체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 측이 차세대정비시스템에 상용 ERP 패키지를 적용할 경우 IBM 메인프레임 위주의 하드웨어 인프라가 유닉스 기반으로 다운사이징되는 만큼 금융권과 SK텔레콤에 이은 초대형 다운사이징 프로젝트가 될 가능성이 커 하드웨어 업체들의 관심도 높다. 대한항공의 핵심 시스템은 예약·발권·운송시스템을 핵으로 해 정비시스템, 운행통제시스템, 수입관리시스템 등이 OS 390 기반의 IBM 메인프레임으로 운용되고 있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