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신규사업부문(부문장 서진우)은 회사의 ‘미래형’이다. 통신·방송 융합, 유무선 통합, 콘텐츠와 플랫폼, 단말기, 그리고 해외진출 사업까지 펼쳐놓은 지형도는 김신배 사장이 밀어붙이는 미래 사업전략을 구현했다. 신규사업부문은 지난 3월 김신배 사장이 취임 직후 가진 인사 및 조직개편에서 신설돼 김 사장의 경영전략을 가장 잘 드러내 준다. 비즈니스부문의 글로벌사업본부와 전략기획부문 소속의 컨버전스, 신사업을 포괄해 양축의 시너지를 통한 미래사업 발굴을 추진한다.
부문은 신규사업추진본부와 글로벌사업본부, 지난 8월 신설한 글로벌전략본부로 구성됐다.
서성원 본부장이 이끄는 신규사업추진본부는 컨버전스와 유비쿼터스 분야의 새로운 성장엔진 발굴과 자회사를 통한 신규사업 강화가 주요 임무다. 본부 내 신규사업기획팀은 전사 신규사업 전략수립 및 기획, 미래유망 신규사업 기획 및 추진, 투자회사 관리체계 구축을 담당한다. 컨버전스팀은 통신·방송 융합과 컨버전스 관련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한다. 콘텐츠 사업과 금융컨버전스 등 기존사업과 신사업 간의 연관성을 찾아내고 시장을 분석해 사업개발을 추진한다.
디지털홈사업팀은 시범사업을 운영하면서 표준화 대응, 비즈니스 모델 개발, BcN시범사업 등이 주된 임무. 본부는 지금까지 싸이월드의 성공에 이어 티유미디어와 SK텔레텍의 위성DMB, 단말기 사업 성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와이브로, BcN, 텔레매틱스, 디지털홈, RFID 등 유선과 무선의 구분이 없는 새로운 통신시장을 이끌어갈 계획이다. 육태선 신규사업기획팀장은 “자회사를 통한 신규사업 추진을 위해 적절한 리소스 분배, 투자회사 관리의 효율성과 유연성을 높여 시너지를 만들기 위한 회사 운영 관리체계 개선, 글로벌시장 개척을 위한 운영사업 모델 개발이 우리의 숙제”라고 말했다.
글로벌사업은 천태기 전략본부장과 가종현 사업본부장이 이끈다. 총 2개 본부, 8개팀, 6개 해외지사에 인력은 290여명(해외인력포함)인 전략본부는 김 사장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조직강화를 위해 신설됐다. 글로벌전략의 실행을 위한 인프라 강화가 목표다. 전략본부와 사업본부는 전략마련과 현실화로 업무를 나눠 추진한다. 전략본부는 성공적 사업추진을 위한 매니지먼트 인프라 강화가 주안점. 사업본부는 지역별 전략수립과 함께 사업 추진의 총대를 직접 맸다. 사업을 위한 신규기술과 상품개발도 직접 한다. 미국 변호사 출신인 가종현 본부장(상무)이 외국 사업자와의 협상을 전담한다.
천태기 본부장은 “지금까지 해외사업 추진을 통해 무시못할 만큼의 가치있는 경험을 쌓아왔다고 본다”며 “이 같은 무형의 자산을 이용해 해외진출 모델을 찾아내는 것이 주된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글로벌사업은 무선인터넷 플랫폼, 컬러링 등 애플리케이션 판매사업에서 나아가 네트워크 운영, 단말기 등 통신사업자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콘텐츠 플랫폼 등 기타사업과의 연관성을 활용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지역적으로는 미국 등 선진국의 유력한 사업파트너와 윈윈파트너십을 구축해 지역적 균형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전략수립 단계부터 매니지먼트 인프라에 걸치는 전 지역에서 리스크관리체계를 구축해 위험요소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또한 글로벌 사업에 맞는 역량과 조직, 운영프로세스를 포괄해 성공기반 확충에 나선다. 김신배 사장은 “신규사업부문은 SK텔레콤의 향후 10년을 책임질 부문”이라며 “주요 리소스를 글로벌사업에 투입하고 이를 반드시 성공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etnews.co.kr
*풀러야할 일들
신규사업부문의 가장 큰 과제는 씨앗사업 발굴을 위해 육성하는 자회사의 신규사업과 본체의 핵심역량 간의 시너지 발굴이다. 김신배 사장은 여러 차례 “자회사를 통한 신규사업 발굴과 이를 통한 본체 비즈니스 강화”를 역설했다. 지난 1일 신규사업부문과 가진 MBWA(Management By Wandering Around:대표이사의 현장방문경영)에서도 김 사장은 “주요 역량을 이 곳에 집중 투입하고 우수한 인재들이 충분한 역량을 발휘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실무자들은 자신감에 넘친다. “CEO의 의중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조직으로서 의욕과 의무감이 충만하다”는 게 관계자의 말.
그러나 신규사업부문에 발을 들일 때마다 해당 영역의 1위 사업자가 맹렬히 반발하는 게 어려움이다.
SK텔레텍의 단말기 사업만 해도 경쟁사업자들의 만만치 않은 견제에 시달린다. 와이더덴닷컴을 본체로 흡수해 해외 경쟁력을 키우려는 시도도 외부 압력으로 인해 철회했다.
회사 관계자는 “신규사업에 대한 회사 안팎의 반응이 극한을 달린다”며 “이를 해결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사업도 아직 성에 차지 않는다. 자회사의 역량과 본체의 경험을 함께 할 모델도 찾기 쉽지 않다. 미국 시장에서 가상망이동전화사업자(MVNO) 등을 검토했으나 아직 여의치 않다. 이를 보강하기 위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매니지먼트 인프라를 구축하는 역할로 글로벌전략본부를 신설했다. 천태기 본부장은 “서비스 경험과 신규사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밑그림을 그린다”며 “해외 주요사업자와의 파트너십 등 여러 방법을 고민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이끄는 사람들
서진우 부문장(43·상무)은 삼성전자를 거쳐 유공, 대한텔레콤, SK C&C, SK텔레콤을 거친 전략통. 이동통신 시장 경쟁 초기 ‘TTL’ 브랜드를 내세워 이미지의 일대 역전을 이끌어낸 일은 아직까지 이 회사 최대 성장포인트로 꼽힌다. SK그룹에 몸담은 지난 89년 이후 전략기획 업무에서 활약해오다 2000년 최태원 회장이 새로운 성장사업의 씨앗을 뿌리기 위해 회사밖에 설립한 와이더덴닷컴 대표를 맡은 뒤 2001년 넷츠고 대표(2002년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를 거쳤다. 서울대 전기공학과와 미 아이오와 주립대 MBA 출신이다.
서성원 신규사업추진본부장(40·상무)은 컨설팅사인 매킨지에서 근무를 해오다 2002년 SK구조조정추진본부(상무)로 스카우트되면서 SK에 합류했다. 연세대 졸업, 노스웨스턴대 켈로그스쿨 MBA 출신.
천태기 본부장(41·부장)은 선경, 대한텔레콤을 거쳐 SK텔레콤에 몸담아 SK의 이동통신사업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 해외사업본부, 홍보실, 마케팅, 단말기사업개발, 현장경영팀 등을 두루 거쳤다. 누구보다도 SK 이동통신사업의 궤적을 잘 안다. 글로벌전략팀장을 맡아오다가 이번 조직 확장에 부장급 본부장으로 발탁됐다.
가종현 본부장(37·상무)은 30대 초반에 라이코스코리아 대표이사를 맡아 시선을 모았던 인물. 라이코스가 SK텔레콤에 인수된 후 SK커뮤니케이션즈 부사장을 거쳐 SK텔레콤의 포털사업을 총괄하는 포털사업본부 수석팀장 자리를 차지해 역량을 발휘해 왔다. 연세대와 미 시카고대, 뉴욕대 등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뒤 미국 변호사로 현지 법률회사에 근무해 외국 파트너사와의 협상을 이끄는 데 최적격이라는 평을 받는다.
*엿보기
○…신규사업부문의 숨은 ‘무기’는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대부분 기업들이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쓰고 있지만 임원, 팀장급은 물론 실무진까지 출장이 잦고 사외 근무가 많아 e메일과 메신저가 주요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등장했다. “SK텔레콤 근무 이래 온라인 의사소통을 가장 많이 하는 것 같다. 주요 지시와 업무협조는 온라인으로 하기 때문에 대면시에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오히려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진다”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
○…신규사업부문은 회사 내에서 성장을 거듭하는 조직. 이 때문에 최근 사내 지원에 100명이 훨씬 넘는 지원자들이 몰렸다. BcN 시범사업, 디지털홈 시범사업이 시작되며 기획단계에서 운영단계로 넘어서는 사업이 늘어남에 따라 더 많은 인력 확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회사 내 다른 조직에서 핵심인력 단속에 신경을 쓸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