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매년 ‘월드사이버게임즈(WCG)’의 주 스폰서를 맡는 이유는 단순히 게임사업을 벌이기 위한 목적이 아닙니다. 국제적인 e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한국과 삼성전자의 브랜드 이미지를 세계에 알리기 위한 것이지요.”
윤종용 삼성전자부회장은 7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WCG2004’ 개막식 직전, ‘WCG2004’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 자격으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WCG를 올림픽이나 월드컵처럼 문화적·산업적으로 큰 영향을 주는 세계적인 행사로 키워 종주국 이미지를 확실히 심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4년 전 대회 창설 때부터 삼성이 ‘왜 이런 행사를 지원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는 윤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매년 행사비용의 50% 이상을 지원하면서도 삼성전자 브랜드 노출을 적절한 수준에 맞추는 것은 세계적 행사로 만든다는 목적 달성을 위한 공신력 확보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삼성이 WCG를 지원하는 이유가 뭐냐는 질문이 잇따랐다.
윤 부회장은 “디지털 시대에 산업적·문화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게임산업에서 일본과 미국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주도권을 양분하고 있다”며 “삼성의 역할은 그 주변 분야에서 일익을 담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미국과 일본에 뒤졌지만, 문화 부문을 포함한 그 나머지 분야는 삼성이 주도해 가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밝힌 것이다.
윤 부회장은 “WCG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는 매우 긍정적”이라며 “중계권과 비용 등의 과제가 남아 있지만 앞으로도 계속 WCG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게임사업 전략을 묻는 잇단 질문에 대해 윤 부회장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분야는 중소개발업체들의 유통을 돕는 방법으로만 접근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윤 부회장은 WCG를 지원하는 또 다른 이유를 젊은 세대를 확고한 미래 고객으로 잡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 부회장은 “게임을 즐기는 세대는 주로 10, 20대층이어서 이들에게 확실한 인지도를 심어주면 향후 소비계층을 확고하게 잡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게임대회는 젊은 계층을 잠재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다소 무리가 따르더라도 매년 WCG를 열겠다는 윤 부회장은 간담회 마지막에 “삼성은 게임사업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게임 올림픽을 치르려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는 등 WCG를 올림픽에 버금가는 대회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이날 기자 간담회는 ‘WCG 2004’ 개막식 직전 20여분간 ‘돌발적’으로 이뤄졌다. 간담회 동안 윤종용 부회장은 시종일관 이번 행사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함께 게임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를 보여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조장은기자@전자신문, je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