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접점(채널)의 다양화와 금융거래의 편의성 제고 등을 겨냥해 본격화되기 시작한 은행권의 모바일(m) 뱅킹 서비스가 가입자(단말기 구매 기준) 100만 명 시대를 돌파하며 인터넷 뱅킹과 함께 금융거래의 한 축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9월 국민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IC칩 기반 m뱅킹 서비스에 나선 이래 주요 시중은행과 이동통신 3사 간 결합이 활성화되면서 가입자 수는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제 m뱅킹 서비스는 금융과 통신의 컨버전스라는 기본적인 의미 부여에서 벗어나 다양한 금융 상품·서비스는 물론 비금융 서비스와 결합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을 위한 전략적 도구로 거듭나고 있다.
◇현황=m뱅킹은 인터넷 뱅킹과 함께 비대면·저비용 채널로서 은행의 전략적 대고객 채널로 자리잡고 있다. 이미 인터넷 뱅킹은 최근 4∼5년 새 약 2400만 명(21개 금융기관 기준)의 고객을 확보하며 전체 금융채널 거래의 34%를 차지, 창구거래와 자동화기기 거래와 대등해지기 시작했다.
m뱅킹은 이에 비해 뒤늦게 시작됐지만 한국은행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18만 9000명이던 모바일뱅킹 등록 고객(IC칩 발급 기준) 수는 지난 상반기에 58만 1000명을 기록, 3배 이상 늘어났으며 올 3분기중에는 약 80만명 선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3분기 말 현재 국민은행은 가장 많은 51만 명을 확보하고 있으며 우리은행(26만 7000명), 조흥은행(7만 7510명), 제일은행(7만 6000명), 외환은행(7만 1000명), 하나은행(5만 8900명), 한미은행(3만 1000명), 신한은행(1만 6369명) 등이 뒤를 이었다.
◇주요 은행 전략=모바일뱅킹 서비스에 불을 지핀 국민은행은 ‘KB모바일’을 브랜드로 삼아 지난해 LG텔레콤과 첫 IC칩 기반 모바일 금융서비스에 나선 데 이어 올 3월 KTF, 10월 1일 SK텔레콤과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m뱅킹을 고객 접점의 최전방이자 기존 종이통장을 대체하는 신개념의 전자통장 서비스로 정착시켜 창구거래를 대체하는 툴로 이끌어간다는 목표다.
이와 관련, 계좌 조회·이체 등 기본 금융거래 외에 해외로밍을 통한 해외뱅킹에 이어 모바일복권 구매, 아파트청약, 증권 거래 서비스 등으로 서비스 분야를 확대하고 KB카드와 통합에 따른 통합 지불결제 서비스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우리모바일뱅크 서비스’를 제공중인 우리은행은 이통 3사와 서비스 협력에 나서 현재 총 27만 3000여 대의 모바일뱅킹 전용폰을 판매했다. 칩 발급 기준으로는 9월 말 현재 16만 개가 발급됐으며 이 가운데 약 60%가 실제 사용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m뱅킹 서비스의 고도화·차별화를 겨냥해 신용카드 기능 외에 체크카드 서비스, 전자화폐 등은 물론 예·적금, 대출, 보험 등 모바일 금융상품을 제공, 영역을 확장해갈 계획이다.
지난 3월 말부터 ‘하나 M뱅크 서비스’를 제공중인 하나은행은 기본 금융거래는 물론 휴대폰으로 자동화기기에서 직접 현금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에스크로 관련 물류정보 서비스, 인공위성을 이용한 영업점 안내, 모바일 전자통장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외환은행은 m뱅킹에 모바일환전, 모바일해외송금서비스, 영문 모바일 뱅킹, 국제전화서비스 등을 제공함으로써 외환거래와 관련한 원스톱 뱅킹 서비스로 차별화하고 있다.
조흥은행도 지난 3월 SK텔레콤과 서비스 개시 이후 7월부터 하나의 칩으로 3개 이통사로 서비스를 사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조흥은 11월부터 신용카드 결제와 교통카드 기능을 가진 모바일 신용카드를 발급, 서비스 차별화을 꾀할 방침이다.
또 토종 금융의 대표주자로 지난 7월부터 이통 3사와 서비스에 나선 농협도 전국 중앙회·조합 점포망을 이용한 이용자 확보에 나서 현재 약 7만개의 칩 발급 실적을 올리고 있다.
◇전망과 과제=은행권은 2004년 6월 현재 이동통신 가입자가 3600만 명을 넘어섰고 휴대폰 교체주기가 약 18개월 정도인 점을 감안할 때 향후 2∼3년 내에 대부분의 휴대폰이 IC칩 장착이 가능한 제품으로 교체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객 편의성과 서비스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면 앞으로 1∼2년 동안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제 각 은행의 m뱅킹 사용자 확산을 위해서는 기본적인 금융거래 이외에 얼마나 다양하고 차별화된 서비스 모델을 발굴, 제공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아직까지는 계좌 조회·이체 등 기본적인 금융거래 이용이 대부분이지만 향후 다양한 서비스와 결합되면서 은행의 고객관계관리(CRM) 채널이자 새로운 수익원으로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은행들이 판매된 m뱅킹 단말기 구매자를 어떻게 실제 칩발급 및 거래로 유도할지, 또 고객의 수수료 부담을 어떻게 피해갈 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