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아직도 은행가니? 난 휴대폰으로 한다.’
손 안의 은행, 모바일뱅킹 가입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은행을 가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과 금융권과 이통사들의 잇따른 협력으로 각종 부가서비스가 개발되면서 새로운 생활 모습으로 속속 자리잡고 있는 것.
작년 9월 국민은행과 LG텔레콤이 칩기반 모바일뱅킹 서비스 ‘뱅크온’을 시작한 지 꼭 1년만이다. 은행영업시간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5.9초마다 고객 1명을 유치했다는 게 LG텔레콤 측 설명이다.
모바일뱅킹을 통한 이체금액도 올 1분기 1조3720억원에서 2분기에는 58.1% 늘어난 2조1690억원에 달했다. 무선인터넷을 통한 왑(WAP) 뱅킹이 도입된 지난 2000년 당시 거래건수가 월평균 6000여건의 머물렀다면 현재의 모바일뱅킹은 월 평균 400여만건의 거래로 이동통신의 확실한 킬러애플리케이션으로 자리잡았다.
앞으로는 가입자나 거래량의 증가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최대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은행(1600만명)과 SK텔레콤(1800만명)이 이달부터 서비스 제휴를 시작한 데다 이통사들과 은행권과의 제휴가 대폭 확대됐기 때문.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110만명이던 가입자는 연말께는 180여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폭발적 증가세에는 분명 이통사와 은행권들의 공격적 마케팅이 뒷배경에 있다. 여기에 첨단 모바일뱅킹폰들이 속속 출시되면서 가속화됐다. 비록 칩을 발급받지 않았지만 모바일뱅킹 기능이 탑재된 단말기 판매는 올해 약 400만대가 될 것이라는 게 이통사들과 단말기업체들의 전망이다. 한마디로 잠재고객들인 셈이다.
물론 서비스의 편리함은 모바일뱅킹 이용자가 늘고 있는 핵심적인 이유다.
신용카드 기능과 현금 인출은 기본이며 외화 환전 및 송금까지 할 수 있다. 또 증시 동향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고 주식 매매도 가능하다. 언제 어디서나 모든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멤버십 기능도 겸비하고 있다. KTF는 아시아나항공과, SK텔레콤은 대한항공과 각각 제휴를 했다. 모바일뱅킹을 통해 비행기 표를 구매하면 마일리지를 주기도 한다.
여러 종류의 패스트 푸드점과 제과점과도 멤버십 제휴가 돼 있어 별도의 멤버십 카드를 갖고 다니는 불편을 덜 수 있다. 또 국민은행은 올해 안으로 모바일 뱅킹으로 아파트 청약을 할 수 있는 서비스까지 내놓을 계획이다.
가입자들의 구미를 당기는 각종 편리한 부가서비스들과 이점들이 모바일뱅킹을 킬러애플리케이션으로 만드는 원동력이다.
모바일뱅킹이 인기를 모으면서 첨단 휴대폰들이 대거 선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계열 등 단말기제조업체들은 모바일뱅킹 기능이 탑재된 고성능 카메라폰을 경쟁적으로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올 들어 9월 말 현재까지 모두 5종의 전용 단말기를 출시했고, 연말까지 10여종의 단말기를 더 내놓을 예정이다. LG전자는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모두 15종의 모바일 뱅킹 전용 휴대전화기를 선보였다. 팬택계열은 지난달까지 모두 11종의 전용 단말기를 이동통신사에 납품했다.
물론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전용 단말기를 구입해야 한다. 이동통신사 대리점이나 제휴 은행 창구에서 구매한 뒤 은행에 가서 모바일뱅킹용 스마트카드칩을 발급받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모바일뱅킹 기능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우선 모바일뱅킹 기능을 가진 단말기는 평균 20여만원이 비싸다. 모바일뱅킹폰 기능의 단말기가 최고성능을 위주로 개발되면서 저가의 단말기는 모델수가 아직 부족하다.
보안성 확보 문제도 여전히 해결과제다. 물론 이통사와 은행들은 모바일뱅킹의 보안성이 인터넷뱅킹 이상으로 뛰어나다고 입을 모은다.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칩 접속 비밀번호(PIN)를 알아야 하고 이외에도 계좌 비밀번호, 가입자 휴대 보안카드 번호 등 3개의 비밀번호가 모두 맞아 떨어져야 입력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최근에는 지문인식기능까지 포함된 단말기가 등장, 보안성은 날이 갈수록 제고될 것이라는 기대다.
세계 최초의 칩기반 모바일뱅킹 가입자 100만명 돌파. 이 같은 성과를 지속해서 해외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이통사, 단말기업체, 솔루션업체 등의 보다 적극적인 협력과 기술개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
◇칩기반 모바일뱅킹과 기존 왑(WAP)뱅킹 비교
구분 모바일뱅킹 WAP 뱅킹
편의성 메뉴 선택·입력 편의성 제공 (Hot Key) 메뉴 접근·입력방식 복잡
보안·안정성 네트워크 접속 횟수 대폭 축소, 금융칩으로 안정적이고 안전한 거래 네트워크 접속 회수에 따른 거래 지연, 통신사와 은행간 수시 연결로 불안정
비용 정액요금제(월정액 800원, 무제한), 건당 10∼30원 부과 거래시 접속 요금 부과(서킷·패킷 단위)
단말기 평균 2인치 이상 대형 컬러화면 단말기 텍스트 위주 흑백 단말기 중심
기타 신용카드·교통카드·ATM 등 부가기능 제공 통신사 기반 서비스만 제공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칩기반 모바일뱅킹과 기존 왑(WAP)뱅킹 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