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평가 통한 중소.벤처기업 자금지원 대책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정부의 기술 평가 통한 중소·벤처기업 자금지원 방안

 정부가 기술 중소·벤처기업의 자금난 해결을 위해 잇달아 발표한 대책들이 유명무실화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10일 관련 금융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기술신용보증기금(이하 기술신보)과 한국기술거래소의 기술평가 업무 강화를 통해 담보 없는 IT 중소·벤처기업들이 금융권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지만 실제로 현 금융시스템에서는 이것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기술신보와 기술거래소 양 기관이 금융권에서 활용될 수 있는 기술평가 인증서 및 보고서를 발급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아 지난 7월과 9월 발표된 정부의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종합대책’과 ‘기술사업화 촉진대책’의 실효성 문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표 참조.

 ◇무엇이 문제인가= 기술신보와 기술거래소의 평가결과가 법적 효력이 없기 때문에 금융권에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압도적이다. 산업연구원 조영삼 연구위원은 “기술 평가는 최종 투자자 또는 투자결과를 책임지는 주체가 하는 것이 논리적”이라며 “양 기관의 평가결과에 대해 금융기관은 참고 이상으로는 활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평가결과를 신뢰한다 해도 그것이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기술신보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은 기업을 평가하는데 있어 재무현황 및 경영자 능력을 우선 고려할 뿐, 기술의 값어치는 매우 낮게 보는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대책은 없나= 전문가들은 신뢰할 수 있는 평가결과 도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기술들이 거래될 수 있는 시장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업은행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기술 거래시장이 활성화되면 은행들은 그것에 맞춰 자연스럽게 여신업무를 하게 될 것”이라며 “거래도 안 되는 기술을 어떻게 믿고 대출업무를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향후 전망= 기술신보와 기술거래소가 금융기관 손실 발생분에 대해 부담을 덜어주는 내용의 ‘손실보전 리콜제도’ 및 ‘기술가치평가보증보험제도’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또한 금융기관의 인식 전환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따라 기술거래 시장이 활성화되거나 또는 정부가 금융기관의 기술 평가에 따른 여신업무를 늘리도록 유도하는 등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상, 정부의 기술평가를 통한 지원방안은 한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