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싸이질’이 아니라 ‘섬질’이다.
최근 프리챌이 선보인 소그룹 미디어 ‘섬(SUM)’이 차별화된 기능으로 네티즌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섬은 12명 이하의 인원(섬 주인)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소그룹에 최적화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개방을 지향하는 인터넷에서 폐쇄 모임을 지원하는 서비스가 인기를 모으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프리챌측에 따르면 지난 8월 문을 연 섬(sum.freechal.com)이 최근 방문객 수 40만명을 돌파했고 섬과 섬을 연결시켜주는 일종의 미팅 서비스인 섬팅 회원수도 7만명을 넘어섰다.
이와 관련, 프리챌 브랜드마케팅팀의 김재인 대리는 “처음에는 ‘섬이 뭐야’라는 식으로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지만 막상 이용해 보고 나면 ‘이런 서비스가 왜 이제야 나왔냐’고 입을 모은다”며 “싸이 1촌 중 진짜로 친한 1촌만 데리고 와서 섬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섬은 미니 홈피나 카페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주는 서비스”라며 “싸이도 하면서 섬을 이용해 달라”고 덧붙였다.
한 이용자는 “여자 친구와는 커플섬을, 친구와는 고딩동창섬을, 미국으로 시집간 누나와 캐나다로 유학간 동생과는 가족섬을 통해 각각 만난다”며 “섬은 주변의 많은 사람들을 컨셉별로 묶어서 틈나는 대로 소식을 듣고 교류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 독특한 컨셉으로 인기
섬의 차별화 요소는 인원 제한과 공동 운영. 이를 통해 다양한 부류의 지인그룹을 독특하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해준다. ‘팀장빼고 우리끼리 섬’ ‘돈다발을 사랑하는 여고동창 6인방의 돈대보이섬’ ‘비행소녀들의 세계 여행기’ ‘유혹당하고 싶어하는 남자 7명의 이리와보라카이섬’ 등이 섬의 컨셉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섬들이다.
섬이 독특한 만큼 네티즌들이 섬을 만들게 된 계기도 다양하다. S씨는 별로 친하지도 않은 홈페이지 방문객들에게 예쁜 척하는 가식적인 모습만을 보여주는 일에 염증을 느껴 자신의 망가진 듯 자연스러운 모습까지 보여줄 수 있는 지인만을 골라 섬을 만들었다고 한다.
또 방문객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매달 만원 어치 이상의 아이템과 선물을 사들였던 K씨는 홈페이지 꾸미기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서로 사이가 좋지 않은 친구 둘을 일촌으로 관리하던 P씨는 이들 때문에 난처한 상황에 빠지면서 각각 섬을 찾게 됐다고.
프리챌의 김 대리는 “최근 들어서는 아기가 태어난 것을 계기로 아빠 홈피, 엄마 홈피식으로 각각 운영하던 홈피를 섬으로 통합하는 경우가 늘고 있으며 커플섬도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 P2P 서비스 등 눈길
섬에서는 소규모 미디어이기 때문에 가능한 독특한 서비스가 눈에 띈다.
메일, 채팅, 문자, 쪽지 등 섬 주인들을 연결시켜주는 커뮤니케이션 툴이 기본으로 제공되는데 특히 MSN 불러오기 기능을 이용해 단 몇초만에 지인을 섬으로 끌어 모을 수 있고 P2P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돼 100기가가 넘는 대용량 파일도 몇 번의 클릭만으로 섬 주인들끼리 공유가 가능하다. 섬 주인끼리 벌이는 사다리 타기 게임도 잔재미를 주며 섬 안에서 벌어진 일들을 날짜별로 기록하고 이를 검색할 수 있도록 해 섬 주인들끼리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했다.
직접 찍은 사진에 스티커·말풍선 붙이기나 간단한 포토샵 처리가 가능한 앨범 꾸미기 기능이 제공돼 아기자기 하게 섬을 꾸밀 수 있도록 한 점도 독특하다. 사생활 보호를 위해 각 게시물 보기에 대한 권한 설정을 세분화했으며 스토커의 접근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블랙리스트 기능도 제공된다.
프리챌측은 오는 11월부터 기존 아이템과는 별도의 유료 아이템을 선 보일 예정이다.
이와 관련, 프리챌의 김 대리는 “섬의 운영은 트래픽 유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얻는 것이 목적”이라며 “따라서 무료 서비스로도 충분히 섬을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창주♡신애(sum.freechal.com2leelove)
서로에 대한 사랑도 속삭이고 자신의 예쁜 사랑을 자랑하고픈 커플이 만든 섬. 주인들은 섬 공인 얼짱 커플이기도 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접시를 깨뜨리자(sum.freechal.comsunbeams)
각자 개성이 뚜렷한 여성 4명이 모여 일상에 대한 이야기와 추억을 쌓는 섬. 점심 메뉴, 다이어트 경험당 등과 같은 내용으로 수다를 떠는 아지트와 같은 곳이다. 그렇다고 매일 수다만 떠는 것은 아니다. 주인들끼리 유용한 정보와 뉴스를 서로 나누고 함께 태그 공부도 하기도 한다.
일본어 박살내기(sum.freechal.comfc1bac)
일본에서 살다온 주인과 일본어를 쉽고 재미있게 배우려는 주인들이 의기투합해 일본어 공부를 하는 스터디 섬. 수업처럼 딱딱하게 일본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P2P 기능을 이용해 일본어 드라마를 공유하고 오프라인에서 시험을 보기도 한다고.
고독한 고양이 성치(sum.freechal.comsungchicat)
아기를 키우는 마음으로 고양이를 키우는 독신자들의 섬. 공통 분모를 토대로 공감대를 형성, 휴가를 떠날때나 바쁜 일이 있을 때 서로 고양이를 맡아 돌봐 주기도 한다고.
<황도연기자 황도연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