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리눅스 진영 게임업체 러브콜

‘MS의 익스터널 커넥터 라이선스’ 파동이 일어나면서 서버 시장의 판도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 이번 사태로 전통적으로 윈도서버가 강세를 보여온 게임 시장에서 ‘반MS 정서’가 모아지면서 리눅스 등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온라인 게임업체들은 안정성과 개발 편의성을 이유로 전통적으로 윈도를 선호해왔다. 현재 활약하고 있는 대다수 개발자들이 90년대 PC 게임들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윈도에 익숙해 있기 때문.

최근 온라인 게임 분야로 옮겨와서도 개발 플랫폼의 기본은 역시 윈도를 선호해왔다. 하지만 MS의 추가라이센스 요구로 반발이 거세지면서 상황이 급반전되고 있다. 게임업계에 ‘반MS 정서’가 높아지고 있는데다 리눅스, 유닉스 진영의 한국 IBM, 오라클 등이 기회를 포착해 게임업체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때문에 서버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향후 시장 판도 변화가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엠게임, 이미르엔터테인먼트 등의 온라인 게임업체들도 서버 플랫폼을 윈도에서 리눅스로 바꾸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참에 플랫폼 전환을 검토 중인 업체들이 적지 않다는게 관련업계의 관측.

이런 기회를 가장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곳은 리눅스의 맹주를 자처하는 한국IBM.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매력적인 그림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한국IBM은 최근 인터넷 포털과 온라인 게임 업계 관계자들을 불러놓고 IBM 전략 세미나를 열었다.

또 MS와 정면대결을 펼치고 있는 게임산업협회와도 최근 면담을 갖는 등 외부 사태도 적극 이용하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IBM은 이번 세미나를 기점으로 파트너들과 공조, 온라인게임과 인터넷 포털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리눅스의 장점도 집중 부각시고 있다. 윈도를 쓰면 라이선스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데다, 무조건 인텔과 AMD 프로세서만써야 하는 단점이 있다. 반면 리눅스는 비용도 저렴하고 게임 특징에 따라 다양한 프로세서를 선택할 수 있는다는 설명이다. 여기다 RPG 게임이나 분산 시스템 적용시 메모리 활용이나 쓰레드 처리 능력에서 리눅스가 윈도보다 뛰어나다는 것도 빼놓지 않고 있다.

한국IBM의 이같은 공세에 한국MS는 당혹스런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PC 분야에서는 MS가 사실상 OS 시장을 석권하고 있지만 서버시장은 리눅스나 유닉스에 뒤지고 있는 것이 사실. 여기다 윈도서버의 든든한 배경이 된 곳이 다름아닌 게임시장이라는 점에서 자칫 텃밭이 공격받으면 MS의 입지가 위태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MS는 최근 익스터널 커넥터 문제로 파동을 겪고 있지만 게임 시장을 반드시 끌어 안아야만 한다는 판단에 따라 서둘러 방어막을 치고 나섰다. 게임 개발자 끌어안기가 그것.

한국MS는 온라인 게임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한 기술 세미나를 매월 개최, 개발자들과의 유대관계를 높여갈 계획이다. 또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과 연계한 개발 지원 프로그램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익스터널커넥터 사태로 시작된 서버시장의 변화 조짐이 과연 시장 판도변화로 이어질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최근 한국MS의 익스터널 커넥터 라이센스 요구에 공동 대응키로 한 게임산업협회의 유형오 부회장을 만나 공식 입장 표명의 배경과 향후 대응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MS는 익스터널 커넥터가 지적재산권이라고 강조하는데

▲게임업체도 불법복제로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지적재산권의 중요성은 인정한다. 하지만 MS의 익스터널 커넥터 라이센스 요구는 여러 측면에서 합리성을 결여했다. MS의 접속 사용자 라이센스는 윈도 서버 OS 시스템 접속에 필요한 Account가 발생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선별적 라이센스다. 하지만 온라인게임사들은 대부분 별도의 인증 시스템을 구축해 사용하고 있어 익스터널 커넥터 적용대상이 아니다. 이와관련 MS 미국본사, 해외지사, 한국지사 등에 문의했지만 답변이 상이하게 나오는 등 MS사의 관련 정책을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영업의 부당성도 주장하는데

▲가장 큰 문제는 MS가 윈도서버 판매과정에서 익스터널 커넥터의 필요성, 적용범위, 비용 등에 대해 고객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은 점이다. 구매자들은 당시 구매 비용만을 기준으로 윈도서버를 샀으나 구매 후 수년이 지난 상황에서 제품의 수배에 달하는 추가적인 라이선스를 요구하는 것은 상식 밖의 영업행위라 할 수 있다. 결국 구매자들은 합리적인 소비의 기회를 박탈당했다고 볼 수 있다.

-강경대응을 천명했는데

▲최근 발표한 공식입장을 통해 한국 MS측에 △익스터널 커넥터 정책의 전면 재검토 △라이선스 구매 요구 중단 △회원사에 대한 모든 형사 고발의 취하 등을 요구했다. 우선 한국MS의 태도 변화 여부에 따라 어떻게 대응할 지 결정된다. 이번주나 다음주 중 대책위원회를 소집, 향후 추가 대응방안도 내놓을 예정이다. 궁극적으로는 게임업체들의 윈도 서버 의존를 줄이기 위해 대체 서버 OS에 대한 공동 구매 및 기술 지원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김태훈기자 김태훈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