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프트웨어(SW) 개발업체들이 잇달아 네트워크 기반의 라이선스를 도입한다.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SW 스트리밍 기술사용의 확산과 관련해 높아진 사용자들의 요구를 국내 SW 저작권사들이 수용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내 SW 개발사들의 네트워크 라이선스 도입은 기존의 1PC 1라이선스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라이선스 도입이라는 점에서 SW업계에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네트워크 라이선스 도입하겠다=세중나모인터랙티브(대표 천신일 http://www.namo.co.kr)는 자사의 ‘나모웹에디터 6.0’ 제품부터 스트리밍 방식의 배포기능과 라이선스 관리기능을 포함한 네트워크 에디션을 구성한다고 최근 밝혔다.
이 회사 정준호 부장은 “최근 서울대학교를 비롯한 사용자들로부터 네트워크 라이선스에 대한 공식적인 요구가 많았다”며 “현재 네트워크 라이선스를 만들기 위해 상당부분 실무작업이 완료된 상황”라고 말했다.
세중나모는 이미 개발된 SW 스트리밍 기술을 바탕으로 네트워크 버전을 만들기 위해 최근 SW스트리밍 개발사인 소프트온넷 측과 실무자 미팅도 가졌다.
CAD전문업체인 인텔리코리아(대표 박승훈 http://www.icad.co.kr) 역시 네트워크 라이선스를 도입키로 했다. 인텔리코리아는 특히 네트워크라이선스 도입에서 한발 더 나아가 국산 저작권자들과 협력해 각 사의 SW를 한 데 묶은 ‘스트림박스(가칭)’를 만들고 이를 스트리밍 방식으로 교육기관에 공급하는 공동마케팅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 한글과컴퓨터(대표 백종진 http://www.haansoft.com)도 스트리밍 방식의 네트워크 라이선스 도입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내부방침을 정했으며 관련업체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용자의 공정이용도 인정한다=국내 SW 저작권사들의 이 같은 선언은 SW시장에 적지 않은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저작권사들이 사수하고 있는 1PC 1라이선스 정책 외에 SW 스트리밍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한 네트워크 버전을 내놓기 때문이다. 이는 무엇보다 사용자의 공정이용에 대한 권리를 저작권사들 스스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세중나모는 이미 지난 4월에 네트워크 라이선스는 아니지만 대학에서 사용자 1200명용 라이선스를 구입하면 2만명 이상이 사용하고, 700명용 라이선스를 구입하면 2만명 이하의 학생들이 사용하는 라이선스 정책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라이선스로는 사용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었고 스트리밍 방식까지 수용하는 완벽한 라이선스에 대한 요구가 높아 이를 도입키로 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박승훈 인텔리코리아 사장 역시 “네트워크 라이선스가 싱글버전 판매보다 수익이 다소 줄어드는 경향은 있지만 SW 스트리밍 등 새로운 기술에 따른 소비자의 요구까지 무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국적 SW업체들은 계획 없다=국내 SW 사용자들의 높은 요구와 국내 SW 저작권사들의 전향적인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다국적 저작권사들은 여전히 네트워크 라이선스 도입을 꺼리고 있다.
권찬 한국MS 이사는 “스트리밍 기술과 관련한 저작권 보호장치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기술을 도입한 라이선스 정책의 변화는 위험하다”고 밝혔다.
SW 일반사용자단체 설립을 추진중인 한 관계자는 “그러나 다국적 SW업체가 라이선스 정책의 변화를 꺼리는 것은 결국 수익 감소를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국내 저작권사들의 태도변화를 기반으로 다국적 업체들도 사용자들의 공정이용을 인정토록 하는 제도적 장치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