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창설한 게임대회가 처음으로 외국에서, 그것도 성황리에 개최됨으로써 진정한 국제대회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에 자부심과 긍지를 느낍니다.”
10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폐막된 ‘월드사이버게임즈(WCG)2004’를 주관했던 인터내셔널사이버마케팅(ICM)의 정흥섭 사장(49)은 이번 성공적인 대회 운영과 함께 WCG를 ‘지구촌 게임올림픽’으로 승화시켜갈 수 있다는 확고한 자신감을 얻었다.
“세계 젊은이가 문화와 언어·인종·종교·피부색의 장벽을 넘어 게임으로 하나돼 화합하고 어울릴 수 있다는 것에 깊은 감명을 얻었습니다. WCG 창설국가가 미국, 일본이 아니라 한국이 될 수 있었던 것도 그만큼 세계적으로 앞선 IT기술 및 저변 이용자의 힘이었다고 믿습니다.”
정 사장은 ‘WCG2004’ 전부터 대회를 3년 연속 해외에서 개최한 다음 4년마다 한번씩 발상지인 한국에서 메이저 대회를 개최하는 ‘올림픽식’ 대회개최 방안을 마련했다. 지역예선 처럼 참가국 대표를 꾸리고, 미리 추첨을 통해 확정된 개최도시에 모여 ‘자웅’을 겨루는 방식도 올림픽과 똑같다.
“게임을 통해 문화를 만들고, 각국마다 그 나라의 특성을 살린 대표 선발전을 치르는 것이 원칙처럼 확산되고 있습니다. 올해도 브라질은 브라질 방식으로, 이란에서는 이란 문화의 특성에 맞게 대표가 뽑혀졌습니다. 국가·지역별로 WCG가 하나의 고유한 문화축제로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2000년 고작 17개에 머물렀던 WCG챌린지 원년대회 참가국 수가 올해 62개국으로 4배 가량 껑충 늘어난 것도 이러한 문화축제로서 WCG가 확고히 뿌리내리고 있다는 증거다.
“이미 개최지가 싱가포르로 결정된 ‘WCG2005’를 위한 스폰서 선정에 착수한 상태이며 싱가포르 정부와 업무 분담 및 협조 사항 등을 협의 중에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중 정식종목 및 시범종목을 선정할 예정이며, 종목이 확정되면 곧바로 각국별로 국가대표 선발전에 돌입할 계획입니다.”
이번 샌프란시스코 대회가 한창 진행중인 상황에도 정 사장은 벌써 내년 싱가포르 대회 구상에 들어가 있었다. 그러면서 이번 대회에서 미흡했던 부분을 체크해 개선사항 체크리스트를 만들기도 했다.
“게임을 알고 즐기는 게이머들만의 잔치가 아니라, 일반인들도 참가하고 재미를 만끽할 수 있도록 참여층과 문화적 아이디어를 대폭 확충해가겠습니다.”
샌프란시스코=조장은기자@전자신문,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