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에 이어 차세대 이동통신단말기로 부상중인 스마트폰의 운용체계(OS) 주도권을 잡기 위한 노키아(심비안)진영과 MS(윈도 모바일) 간 전쟁이 세계 최대 휴대폰 생산국으로 부상중인 한국에서 시작됐다.
심비안은 최근 국내 텔레카코리아(대표 황도연)를 12번째 ‘심비안 기술인증센터’로 지정, 전세계 휴대폰 시장에 연간 약 25%(1억5000만대)를 공급중인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휴대폰 단말기 생산업체 및 SK텔레콤 등 이통사에 대한 밀착영업에 들어갔다.
◇심비안 진영, ‘스마트폰에서 MS는 없다’=심비안이 이번에 한국에 기술인증센터를 설립한 것은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두번째로, 한국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아시아·태평양(AP) 시장에서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심비안 진영은 한국·중국의 이동통신 단말기 제조사에 대한 현지화된 기술지원은 물론 모바일솔루션·콘텐츠 공급업체들에 대한 엔니지어링 컨설팅 등 원활한 업무협조를 벌여 나갈 계획이다.
심비안OS는 현재 노키아·소니에릭슨·지멘스·삼성전자·LG전자·벤큐·후지쯔·파나소닉 등 12개 회사가 채택하고 있으며, 심비안OS를 기반으로 한 이동통신단말기는 지난해까지 667만대, 올 9월 말 현재 1500만대가 판매되는 등 전세계 이동통신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황도연 텔레카코리아 사장은 “MS에 비해 강점으로 꼽히는 리얼타임OS(RTOS)를 앞세운 스마트폰을 통해 일반 휴대폰 단말기 시장을 대체해 나갈 것”이라며 “심비안OS 기술지원 및 엔지니어링 컨설팅 지원이 예전보다 한층 더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MS진영, ‘PC의 성공을 스마트폰에서도’=MS는 단말기 제조사, 이동통신사, 솔루션·애플리케이션 개발회사를 대상으로 자사가 개발한 ‘스마트폰용 윈도 모바일 에디션’에 대한 종합적인 마케팅을 벌여 나갈 계획이다. MS는 특히 윈도 모바일 에디션이 스마트폰을 위한 최적의 솔루션이라는 점을 적극 홍보하고, 파트너십 관계를 맺고 있는 삼성전자·LG전자·싸이버뱅크 등 국내 기업들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방침이다.
한국MS 관계자는 “무선환경에서 PC 등 디지털 정보기기와 연동될 수 있는 윈도 모바일OS에 대한 장점을 적극 활용해 나갈 계획”이라며 “휴대폰과 PDA의 단순한 결합을 뛰어넘어 IT 네트워크의 총아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스마트폰 개발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개발 현황과 과제 및 전망=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기업은 MS의 ‘윈도 모바일’과 노키아 진영의 ‘심비안’을 채택한 제품을 동시에 개발하면서 시장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지난해 11월 MS의 윈도 모바일 기반 스마트폰(모델명 SCH-i600)을 개발, 미국 버라이존에 공급한 삼성전자는 내년 초 국내용으로 MS의 윈도 모바일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와함께 심비안OS 기반의 스마트폰 개발에도 착수했으며, SK텔레콤 역시 심비안OS 기반의 이동통신단말기 채택에 대한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특정 OS를 선정해 한쪽 스마트폰만을 개발·공급하기보다는 시장 상황에 따라 MS진영과 심비안 진영의 제품을 선택해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전자의 관계자는 “라이선스 계약은 양쪽 모두 해놓은 상태이며 내년 상반기에 스마트폰 3∼4종을 국내외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라며 “어느쪽 OS를 사용할지에 대해 현재 검토·결정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심비안 OS를 기반으로 한 국내 이동통신 단말기 제조사들의 스마트폰 개발이 한 층 가속을 내는 상황”이라며 “스마트폰 시장에서 당분간 MS의 고전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일본 노무라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심비안OS의 시장점유율은 6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어 MS와 팜이 각각 10%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원석·성호철기자@전자신문, stone201·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