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R&D센터 유치 속속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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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IT허브를 겨냥한 정부의 다국적 IT기업 연구개발(R&D)센터 유치 노력이 속속 결실을 얻고 있다. 인텔, 프라운호퍼IGD, IBM에 이어 12일 HP가 전자태그(RFID) 등 u모빌리티를 연구할 R&D센터를 서울에 개소한 것. 앞으로 이들 R&D센터는 향후 우리 정부가 구축할 IT집적단지의 주요 입주사(Anchor Tenant) 역할뿐만 아니라 모토로라, 퀄컴 등 현재 우리나라에 R&D센터 설립을 검토중인 외국 IT기업, 대학, 연구소 등에 긍정적 효과를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테스트베드 부각=우리나라는 그동안 테스트베드로서의 전략적 이점이 부각돼 다양한 다국적 IT기업으로부터 관심을 모아왔다. 초고속인터넷·CDMA 등 IT선도시장이 열리면서 다국적기업들의 진출도 마케팅·영업지사에서 R&D센터와 같은 전략적 요충지로의 접근으로 바뀌었다. 특히 올해 유치한 센터의 경우, 디자인 및 기술 지원 등 단순한 업무가 아니라 차세대 제품과 원천 기술의 R&D가 그 목적인데다 주요 연구과제로 홈네트워크·가상현실·유비쿼터스 등 핵심 연구가 진행된다는 점에서 다른 나라의 그것과 다르다. 단순한 비용 절감이나 시장 선점이 아니라 차세대 제품 개발과 시장성 검증을 위한 협력이라는 의미가 크다.

 ◇IT인프라 단연 앞서=이 같은 성과는 우리나라가 초고속인터넷이나 이동통신 분야에서 단연 앞선 인프라를 갖췄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IT839로 대변되는 차세대 통신 및 서비스 발전에 대한 청사진이 외국기업들의 구미를 당겼다는 평가다. 물론 동북아 지역의 다른 국가 역시 차세대 인프라 관련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밸류체인 상에서 유기적이며 가시적인 로드맵을 제시함으로써 테스트베드로서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또한 R&D센터 유치를 통한 원천기술의 확보는 향후 우리 기업들이 각 분야 기술표준을 주도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여기에 외국 연구소와의 공동 연구를 통한 인재양성 등에도 실질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실질적 유인책과 IT허브 전략 필요=그러나 다국적 기업들의 R&D센터 유치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이들의 구미를 당길 수 있는 실질적 당근과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 기술료 적용 요율이나 지적재산권 문제 등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하고 인력 수급도 원활해야 한다. 정부는 이와 관련,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공동 개발 규정을 완화하고 R&D센터에 500만달러 이상을 투자해 석사급 이상 20명을 고용한 외국 기업에는 연구시설 토지 매입비나 임차료, 연구 기자재 구입비, 고용 보조금, 전기·통신시설 등 기반시설 설치비 등을 직접 현금으로 지원하는 캐시그랜트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또한 중장기적으로는 첨단 인프라와 기술 인력 활용이 보다 용이한 IT 집적단지를 조성하고 단말기·시스템·부품 등의 후방산업계와도 연결해 우리나라 IT산업의 기초체력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

 형태근 정통부 국제협력국장은 “R&D센터를 시작으로 향후 동북아 IT허브로 나아가는 중장기 전략에 이들 IT기업이 주요 입주사 역할을 통해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상호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협력 모델을 지속적으로 찾고 참여 기업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