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인 사례는 확인해봐야할 것 같다.(진대제 정통부 장관)”, “구체적인 사례 바로 여기 있다.(김희정 의원·고발기사 동영상, 복제폰 시연 공개)”
지난 7일 국회 과기정위의 정통부 국감서 초선이자 최연소인 김희정 의원(33·한나라)의 ‘멀티미디어 질의’, ‘송곳 질의’가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은 결국 “복제폰 방지를 위해 시중에 있는 휴대폰을 리콜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검토하겠다”는 장관의 답변을 이끌어 냈다. 하루전 비서관의 휴대폰을 복제하고, 예상 답변을 시나리오로 짜 철저히 준비한 질의였다.
튀는 것은 질의 뿐만 아니다. 김의원은 5일 기상청 감사중 구내식당서 가진 점심식사 자리에서 자리에 놓인 포도주를 치워달라고 요구했다. “원치 않는 특권을 제공하면서 일하는 국감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일은 있을 수 없다. 기상청 직원들과 똑같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 기상청측에서 “다른 의원들은 아무말 안하는데…”라며 설득했지만 김 의원은 요지부동이었다.
“튀려고 하는 행동이라구요? 질의나 국감에 임하는 자세 모두 제가 여러차례 말해온 대로 정보화, 과학기술정책 등의 오류를 지적하고 피감기관의 업무를 제대로 평가하는 ‘일하는 국감’을 위한 것이라는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이 자세를 계속 유지할 겁니다. 국감무용(無用)론 얘기가 자꾸 나오는데 민주화 운동을 통해 얻어낸 소중한 권리인 국감을 꼭 지켜야 합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정치인을 꿈꿔 내리 학생회장을 하고, 대학 졸업후엔 한나라당 공채로 ‘입사’해 10년만에 꿈을 이룬 한결같은 내력을 새삼 실감했다. 의원회관 방에 걸린 대형 태극기와 의자 등받이에 걸어놓은 태극기는 사뭇 서늘한 느낌까지 준다.
고민은 없었을까? “대입 때 수학 과학점수가 잘나오고 문과계열 과목 점수가 낮아 (정외과 선택에) 고민 좀 했죠.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많았고…” 하지만 대학 입학후(90학번) 학생회 활동을 권유하는 선배들의 설득에 “현실정치에 참여할 능력을 키우는 기간으로 삼겠다”며 ‘대쪽 같이’ 거절했다.
그래도 운동권의 논리를 공부하는 데는 최선을 다했다. 모의 유엔총회, 응원단 같은 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오버 그라운드’ 정치인으로서 자신을 단련시켰다. 김 의원은 “(등원 이후) 부산디지털대 총장인 부친을 만나는 일도, 마포에서 여의도까지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출퇴근 하는 일도 어려워졌지만 정책 대안을 만드는 국감을 통해 국민들과 함께 크는, 일하는 의원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etnews.co.kr
사진=정동수기자@전자신문, ds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