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MS 윈백경쟁 `점입가경`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시장의 윈백 전쟁이 가열되고 있다. 윈백(WinBack)이란 경쟁 제품을 들어내고 자사 제품을 공급하는 것을 일컫는다.

 한국오라클·한국IBM·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업체들은 DBMS 시장의 포화로 성장이 정체된데다, 경기침체 등으로 신규 수요마저 발생하지 않자 업체간 ‘잡아먹기’ 경쟁에 본격 돌입했다.

 국내 2위 DBMS업체인 한국IBM(대표 토니 로메로 http://www.ibm.com/kr)이 지난달 자사의 DBMS ‘DB2’ 라이선스를 무료로 제공키로 한데 이어, 최근에는 1위업체인 한국오라클(대표 윤문석·김일호 http://www.oracle.com/kr)도 고객들을 대상으로 DBMS 교체에 관한 의사를 타진하는 등 공격적인 윈백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한국IBM 장민환 실장은 “한국오라클 고객 300여곳을 대상으로 DBMS 교체에 대한 의사를 타진할 결과, 상당수 업체가 긍정적인 답변을 해 왔다”며 “연내에 대형 오라클 고객 1∼2곳과 양해각서(MOU) 체결과 같은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대표 손영진 http://www.microsoft.com/korea)도 지난달부터 하이엔드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오라클 윈백 프로그램을 가동중이다. 한국오라클이 지난 7월말부터 5주동안 한국MS의 고객들을 겨냥해 중소기업용 DBMS(오라클DB 10g스탠다드에디션)의 특별판매에 들어가자, 이에 대한 대응책이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는 “회사명을 밝힐 수 없지만 오라클 사이트중 국내 대형 통신업체 1곳과 DBMS 윈백에 관한 대략적인 합의에 이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14일 본사 DBMS 총책임자인 마이클 투첸이 방한해 MS의 윈백 전략을 밝힐 예정이다.

 당연히 한국오라클은 수성에 포인트를 맞추고 있다. 국내 DBMS 시장의 50% 이상을 장악한 한국오라클은 윈백을 통한 무리한 확장보다는 개발자 프로그램 등을 통해 장기적인 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다만 신규 시장으로 떠오른 중소기업 시장에서는 MS를 겨냥한 윈백 전략을 적극적으로 가동키로 했다.

 한국오라클 관계자는 “최근 실시한 중소기업용 DBMS 프로모션에서 타사 제품을 사용중인 100여곳의 기업들이 오라클 DB에 관해 문의했다”며 “하이엔드 시장은 지키고 중소기업 시장은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업체의 적극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성과를 올리지 못해 윈백이 단순한 마케팅 구호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입장에서 DBMS를 통째로 바꾸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며 “업체들은 DBMS를 교환해도 애플리케이션 등 다른 시스템을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음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