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쿠·웅진 `발상의 전환` 마케팅

대개 밥솥은 밥을 주식으로 하는 국가나 지역에서만 판매되는 줄 알고 또 실제로도 그래왔다. ‘코끼리’ 밥솥으로 유명한 조지루시가 한 때 국내 시장을 석권했던 것이나 90년대 말부터 국내 밥솥 업체들이 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한 것 모두 쌀 문화권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쌀 문화권에서 밥솥이 팔린다’는 이 같은 공식이 서서히 깨지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밥솥이 아니다?=쿠쿠홈시스는 지난 6일부터 닷새간 열린 한국전자전에서 값진 성과를 거뒀다. 이는 수출 계약이 아닌 쌀을 주식으로 하지 않는 국가들의 무역상들과 나눈 상담이었다. 터키, 케냐 등에서 온 무역상들이 쌀 문화권이 아닌데도 압력밥솥 수입에 많은 관심을 보인 것이다.

 쿠쿠홈시스 정현교 마케팅 팀장은 “이들 바이어들은 밥솥의 압력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 기능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며 “마치 조리기로 밥솥을 여기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터키, 케냐 외에도 중국, 인도 등 10여 개국의 무역상들과 나눈 것을 토대로 예상되는 실적은 약 100만 달러. 그러나 터키, 케냐, 인도 등에 대한 기대가 크다.

 구자신 사장은 “터키와 케냐, 인도 등 굵직한 신규시장이 개척될 경우 해외시장 확대를 통해 향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쿠쿠홈시스의 미래상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쌀 문화권이 아닌 지역에서도 큰 가능성이 보인다는 것이다.

 ◇발상의 전환=밥솥의 새로운 가능성은 조금씩 확인되고 있다. 쿠쿠홈시스가 지난 4월 러시아에 첫 진출하고 압력 조리 기능을 강조하며 마케팅을 펼친 것이 작용해 현재까지 20만 달러의 매출 실적을 기록했으며 웅진코웨이개발은 스페인에 찜기로 밥솥을 수출하고 있다. 특히 쿠쿠는 나아가 보유하고 있는 압력 기술을 응용한 조리기기 제조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밥솥 업체들의 발상을 전환한 마케팅이 현재는 미약하고 또 얼마나 성공을 거둘 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내수에 집중하고 있는 중견·중소 밥솥 업계에 신선한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국내에서는 쓰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압력밥솥에는 다양한 요리 기능이 부가돼 있어 찜 요리는 물론 케이크, 피자, 빵 등을 만들 수 있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