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 거품붕괴 이후 성공한 벤처들에게는 지속적 제품 업그레이드, 독자기술 확보, 과감한 주력 전환’ 등의 특별한 그 어떤 것이 있었다. 반면 거품붕괴와 함께 쇠락한 벤처들에게는 수익모델 부재, 의사결정 오류, 경영능력 부족 등의 양상이 두드러졌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3일 ‘벤처생태계 복원의 조건’ 보고서를 통해 닷컴거품 붕괴 이후 한국 성장 벤처기업의 유형을 크게 △지속 성장 △위기 극복 △신규 부상 △실적 급락 등 4종류로 분류한 가운데 이같은 내용의 성공과 실패 요인을 도출해 냈다.
삼성경제연구소 강원 수석연구원은 “국내 성장 벤처기업의 유형을 분석하면서 이들의 성공과 실패요인이 전통기업의 경우와 유사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강 연구원은 “국내 벤처기업들은 문어발식 확장보다는 시장성있는 기술에 대해 집중적 연구개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다음과 같은 4대 벤처 유형별 성공과 실패요인을 분석했다.
◇지속성장=장기간 기술에 투자하고 경쟁력 있는 상품을 개발해 독보적인 시장 지위를 확보했다. 일례로 엔씨소프트는 온라인게임 리니지를 개발해 유료화에 성공한 후, 수개월 주기로 새로운 스토리를 개발하고 다양한 3차원 캐릭터와 배경의 지속적 변화를 통해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켰다.
또 국산화를 통해 초기에 우량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한 업체도 지속성장을 실현할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모아텍은 스테핑 모터 시장의 급신장에 맞춰 자체 기술을 개발, 삼성·LG·도시바·소니 등 대기업들을 고객사로 삼을 수 있었다.
◇위기극복= 2001∼2002년 버블 붕괴 후 실적이 악화됐지만 사업전환·구조조정·내실경영 등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터보테크는 당초의 주력사업이던 공작기계제어기기(CNC)부문에서 휴대폰으로 전환시켜 성장기회를 찾았으며,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인터넷 소프트웨어에서 온라인 쇼핑몰 및 커뮤니티에 역량을 집중해 위기를 극복했다.
◇신규부상=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트렌드에 적합한 신제품 및 서비스를 출시해 기존 업체와의 차별화에 성공했으며 또 자사만의 강점을 살려 틈새시장을 공략해 성공벤처 대열에 이름을 올린 경우다. 대표 기업으로 레인콤과 엠텍비젼, NHN 등이 있다. 레인콤은 복수 연구팀에서 시장 트렌드에 맞춰 동시 다발적으로 다양한 모델을 출시했다. 엠텍비젼은 카메라폰 시장 급신장에 맞춰 카메라폰에 사용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스를 개발했으며 NHN은 한게임과 합병해 시너지를 발휘했다.
◇실적급락= 수익모델을 찾지 못하고 중요한 순간에 의사결정 오류가 발생했다. 또 인수합병(M&A)이나 출자를 통해 구축한 기업 네트워크를 지속시킬 수 있는 경영능력이 부족했다. 이의 예로는 확장경영을 시도하다 부도난 메디슨과 중국에 과잉 투자한 세원텔레콤 그리고 수익모델 창출이 늦었고 경영권 분쟁이 지속된 골드뱅크(코리아텐더) 등이 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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