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컴퓨터의 명성을 이어가겠습니다.”
지난달 중국과 1500만 달러 규모의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주목을 받았던 윤춘기 대우루컴즈 사장(49)은 모니터 업계의 산 증인으로 불린다. 84년 대우에 입사한 이후 연구 개발·구매·영업 등 두루 부서를 거쳤지만 20년 동안 모니터 ‘한 우물’만 고집해 왔다. 대우전자가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지난 2002년 대우루컴즈로 새로 출발했지만 여전히 윤 사장은 대우 컴퓨터 사업의 명맥을 이어간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84년 컴퓨터 생산과로 입사해 87년 대우 모니터를 처음으로 개발했습니다. 이 후 대우가 전용 PC모니터 공장을 설립하고 휴렛패커드·컴팩 등에 주문자상표 부착(OEM) 방식으로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해 관련 산업을 주도하고 최종 대우전자에서 사업을 인수 받을 때까지 모니터 외길만 걸어 왔습니다.”
윤 사장은 “대우전자 시절의 기술과 노하우를 그대로 이어 받았기 때문에 이번에 대규모 로얄티 수출도 성사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루컴즈는 올해부터 10년 동안 중국 씽씽 그룹에서 제품 판매 대수에 따라 로얄티를 받게 된다. 컴퓨터 분야와 관련해 삼성·LG전자 등 대기업이 라이선스 수출을 성사시킨 적은 있지만 벤처기업이 로얄티를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나아가 루컴즈는 씽씽그룹과 별도 판매 법인도 설립하고 중국 사업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번 계약은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이 기술을 인정 받아 해외 기업으로부터 로열티를 받는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기술 수출에 따른 로열티 수익 뿐 아니라 거대 중국 시작 공략을 위한 교두보로 활용할 생각입니다.”
루컴즈는 이제 설립 2년째지만 중국과 함께 이집트의 국영 기업체인 벤하 일렉트로닉스와도 5년 동안 1100만 달러 규모의 CRT 모니터를 CKD(Complete Knock Down)방식으로 공급키로 하는 등 해외 시장에서 큰 성과를 올리고 있다. 설립 이후 매년 배 이상 씩 성장해 지난해 매출 404억원· 순이익이13억원을 기록했으며 상반기에만 303억원을 기록해 올해 600억원 규모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윤 사장은 “비록 대우가 힘들어지면서 컴퓨터 사업이 이 곳, 저 곳으로 뿔뿔히 흩어졌지만 중소기업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 라며 “대우 컴퓨터 사업의 제2도약을 위한 든든함 버팀목이 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etnews.co.kr
사진=정동수기자@전자신문, ds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