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고수준의 연구소라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연구개발(R&D)비용 투자대비 미국 특허 등록 건수가 국내 최고기업인 S사나 미국의 IBM에 한참 뒤처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ETRI 지적재산팀의 ‘ETRI 특허 경쟁력과 기술이전 성과 분석’ 보고서 분석에 따르면 ETRI가 지난 해 R&D 비용 1000억원당 미국에 등록한 특허 건수는 평균 31.1건으로 S사의 37.5건에 비해 뒤지며 IBM의 55.1건에 비교할 때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 연구인력 1000명당 미국특허 건수도 57.53건으로 IBM의 54.95건보다는 다소 많지만 S사의 66.64건보다는 9.11건이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특허 등록실적은=ETRI는 지난 해 1900여명이 3500억원의 R&D 비용을 투입해 109건의 미국 특허를 등록했다. 이에 반해 IBM은 6만2140명의 연구인력이 6조2000억원의 R&D비용을 들여 3415건, S사는 1만9700여명의 연구인력이 3조5000억원을 들여 1313건의 미국 특허를 각각 등록했다.
◇연구개발비 투자대비 수익도 줄어=ETRI의 R&D 투자 대비 기술료 수입액도 지난 99년을 기점으로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술이전 수입의 경우 지난 93년 166억2600만원을 최고로 99년 154억5400만원, 2001년 130억6000만원을 기록한 뒤 2003년엔 급기야 103억800만원대로 떨어지는 등 추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93년의 수익 가운데 97%인 162억4400만원이 대기업으로부터 받은 로열티인 반면 2003년엔 전체 수익의 74%인 77억2700만원을 중소기업으로부터 벌어들이는 등 중소기업이 ETRI의 기술료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변화를 겪고 있다.
◇중기 기술이전에는 큰 성과=기술이전 업체 수는 93년 32개에서 2001년 391개, 2003년 346개 등 10년 전에 비해 10배가 넘는 수준으로 늘어 ETRI IT기술의 보급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기술이전 대상 업체도 초기인 93년엔 32개 가운데 65% 가량인 21개 업체가 대기업이었지만 2003년엔 중소기업 대상 기술이전이 332개로 전체의 96%를 차지할 만큼 ETRI의 기술지원이 중소기업 중심으로 급격하게 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ETRI의 추세 변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IMF이후 고급 인력의 이탈 및 연구원 창업에 따른 중소, 벤처기업의 수요 증가 △대기업의 R&D 집중 투자에 따른 상대적인 기술 수준 향상 등을 주원인으로 꼽고 있다.
ETRI 관계자는 “120개 우수 신기술 벤처기업 대상 기업 사업화 실태를 조사한 결과 자금 및 인력부족 등이 가장 큰 상용화의 걸림돌이었다”며 “이번에 출범한 ITEC이 기술 상용화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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