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주최로 14일 KBS 신관 라디오공개홀 로비에서 열린 디지털방송기술대전에는 경합중인 4가지 이동휴대방송규격이 한 자리에 모였다.
특히 이날 선보인 이동휴대방송규격은 향후 세계 휴대방송 주도권을 놓고 힘 겨루기를 펼칠 주역들이어서 행사 개최 전부터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첫날인 14일에는 티유미디어가 위성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KBS가 지상파DMB, 퀄컴이 ‘플로(FLO)’, 노키아가 ‘DVB-H’를 각각 선보였다. 그러나 당초 기대와는 달리 4개 규격 모두 기존에 선보인 제품만 그대로 들고 나와 새로움은 많이 떨어졌다. 참관객 수도 20여명이 삼삼오오 모여 규격이나 제품 설명을 들을 뿐이어서, 4개 이동휴대방송규격의 격전이란 상징성에 비해 참가자가 적었다.
최근 ‘플로’ 기술을 공개하며 이동휴대방송시장에 뛰어든 퀄컴은 올 봄께 선보인 ‘미디어플로’용 휴대폰 데모를 선보였다. 미디어플로는 이동통신망인 EVDO를 통해 동영상 콘텐츠를 받아보는 방식이자 기술이다. 플로는 이동통신망뿐만 아니라 이른바 방송주파수 대역을 통해서 직접 휴대폰에서 방송을 수신할 수 있도록 고안된 전송기술이다.
국내의 차기 이동휴대방송규격 자리를 놓고 퀄컴의 ‘플로’로 경합을 펼칠 노키아의 ‘DVB-H’도 기존에 나와있던 데모용 단말기를 다시 선보이는 수준에 그쳤다. 일각에서 기대했던 새로운 전용단말기나 휴대폰 겸용 단말기, DVB-H 베이스밴드칩이 전시는 물론 로드맵도 제시되지 않아 노키아 DVB-H진영이 갈 길이 여전히 멀리 있음을 방증했다.
위성DMB 희망사업자인 티유미디어 역시 지난 5월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선보인 시제품을 다시 전시하는 수준에 그쳤다. 또 지상파DMB는 삼성전자의 PDA형 지상파DMB 시제품과 모니터링시스템을 선보였다. 그러나 양쪽 모두 새로운 시제품 전시없이 기존 제품의 재전시에 그쳐 별다른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그나마 새롭게 눈에 띄는 부스는 ‘디지털오디오방송(DAB)-자바’ 솔루션을 선보인 알티캐스트의 전시 부스다. 알티캐스트측은 “월드DAB포럼이 마련한 DAB단말용 자바 규격을 맞춰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했다”며 “향후 국내 지상파DMB 데이터방송 규격이 정해지면 이에 맞춘 제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상파DMB는 DAB에 뿌리를 두고 있어 DAB-자바 솔루션 기술이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한 관람객은 “퀄컴의 플로는 말로만 듣다가 처음으로 기술 설명을 듣게 돼 참가한 수확”이라며 “나머지는 모두 전에 전시됐던 것들이어서 별다르게 주목할게 못됐다”고 말했다.
행사는 15일까지 열린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