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s Come True]E3넷

E3넷이라고 하면 고개를 갸우뚱할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동전쌓기’라는 게임 이름을 들으면 웬만한 모바일 족은 고개를 끄덕거릴 터이다.

캐주얼 게임인 ‘동전쌓기’의 E3넷은 미국과 일본,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 더 유명한 모바일 전문 업체. 이 회사는 그동안 주력해온 캐주얼 게임에서 벗어나 올해부터는 3D 게임으로 ‘동전쌓기’의 돌풍을 계속 이어간다는 목표다.

지난 2000년 5월 설립된 E3넷은 출범 당시에는 모바일 게임이 아닌 웹에이전시와 SI가 주업이였다. 하지만 웹에이전시라는 사업이 경기에 민감하기에 안정적인 비즈니스모델을 찾던 중 앞으로 디지털 콘텐츠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판단, 2002년 중반 새롭게 게임 분야에 진출하게 됐다.

다마고치류의 육성시뮬리에이션 게임인 ‘재미니의 육아일기’를 시작으로 두 번째 내놓은 작품이 바로 ‘동전쌓기’. 이 게임은 현재 2편까지 나왔는데 지난 9월말 기준 누적 다운로드수가 90만건을 넘어서 연말 께면 100만건 돌파가 확실시 된다. 100만건이 넘는 게임은 ‘붕어빵타이쿤’과 ‘삼국지무한대전’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 선택과 집중으로 승부

E3넷의 전근렬 이사는 ‘동전쌓기’의 성공에 대해 몰입도와 중독성이 뛰어난 게임이라는 점, 랭킹시스템을 만들어 전국적인 순위 경쟁을 촉발시켰다는 점, 동전을 쌓는 만큼 현금을 주는 참신한 이벤트와 같은 마케팅이 먹혀들어간 점 등을 든다. 이벤트로 한달에 상금만 천만원 이상 나간 적도 있었다고.

하지는 전 이사는 당시의 낮은 휴대폰 사양을 고려해 만든 ‘동전쌓기’가 만약 올해 나왔으면 성공했을지는 의문이라고 한다.

E3넷은 휴대폰 사양이 높아진 만큼 ‘동전쌓기’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는 3D 게임으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이의 일환으로 연말에 3D 운전면허 시뮬레이션게임을, 내년 3월에는 삼국지 무한대전 스타일의 ‘드래곤시리즈(가명)’도 내놓을 계획이다.

E3넷은 모바일 게임에 집중하기 위해 지난해말 웹에이전시 사업을 완전히 접은데 이어 올해 봄에는 DVD 쇼핑몰인 QDVD를 매각했고 7월에는 PC용 온라인게임팀 마저 아예 모바일팀에 통합시켰다.

전 이사는 “앞서 온라인게임을 접고 모바일에 집중한 몇몇 회사를 벤치마킹했다”며 “이들 중 대부분이 선택과 집중에 따른 덕을 봤다”고 말한다. 그는 온라인팀이 갖춘 3D 개발력이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 몸집 키우고 수출 강화

‘동전쌓기’는 해외에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7월 E3넷은 일본의 NEC와 퍼블리싱 계약을 맺고 지난 2월부터 중국의 차이나 모바일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당시 일본의 NEC가 먼저 찾아와 제휴를 제안했다.

E3넷은 이외에도 대만 중화텔레콤, 중국 차이나유니콤, 일본 KDDI, 미국 버라이존 등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말레이시아 제1 이동통신사인 맥시스와는 마스터 CP 계약까지 체결했다. 또 영국의 2개 업체와 계약의 계약도 성사단계라고 한다.

전 이사는 “일본, 중국은 물론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폴, 대만, 태국 등을 수시로 돌아다니면서 시장개척 비용을 많이 썼다”며 “중국은 내년이면 휴대폰 게임 인구가 우리나라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장은 미국과 일본 정도만이 돈이되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씨를 뿌리는 차원에서 동남아도 개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3넷은 수출을 위해 ‘동전쌓기 2’는 아예 해외 문화 유적지 10개를 배경으로 삼는 등 수출용으로 만들었다.

이 회사는 투자 유치로 몸집 불리기에도 나선다. 중소기업진흥청의 해외 투자유치 프로그램에 참여해 온라인 IR을 하고 있는데 이미 몇 개 캐피털사와 논의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

전 이사는 “연말이면 모바일 업계가 대기업 위주로 재편될 것”이라며 “생존을 위해 군소 회사를 인수해 몸집을 불릴 것”이라고 밝혔다. E3넷은 올해 30억원 내년 68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모바일 기업으로 어려운 점은

▲컴투스가 코스닥에 등록되기를 바랐는데 무산돼 아쉽다. 선두기업인 컴투스가 등록돼야 다른 모바일 기업들도 투자가들로부터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대만과 홍콩의 화교자본이 국내 모바일기업에 대한 투자와 M&A를 공언하고 있는데 화교자본은 곧 중국의 자본이어서 국내 알짜 기술이 고스란히 중국으로 넘어갈까봐 걱정이다. 또 대기업들이 뛰어들고 있어 인력을 구하는 것도 문제다.

―수출을 위해 발품을 많이 팔고 있는데

▲푸타(PUTA·6)라는 미니게임을 놓고 영국 회사와 상담하는 과정에서 이 단어가 스페인어로 창녀를 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발로 시장을 개척하지 않으면 결코 알 수 없는 사실이다. 이슬람권에서는 칼을 휘두르고 찌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많은데 ‘라그나로크’가 동남아에서 히트한 것도 이같은 정서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현지에 대한 철저한 이해 없이는 수출에 성공할 수 없다.

―연말에 내놓을 3D게임은

▲3D 운전면허 시뮬레이션으로 T, S코스 등을 연습할 수 있는 게임이다. 이외에도 운전 데이터를 이용해 다양한 튜닝이 가능토록 하는 등 기존 타이쿤류의 요소도 접목된다. 최근에는 학생들이 졸업과 동시에 면허시험을 보는데 이들이 휴대폰으로 운전에 미리 친숙해지도록 하자는 컨셉트다. 내년 3월에는 삼국지 무한대전에 대적할만한 ‘드래곤시리즈(가명)’도 내놓는다.

―모바일 외에 다른 사업 계획은

▲PSP와 11월로 예정된 삼성전자의 게임 전용 폰에 도전해볼 생각이다. 특히 현재 소니와 접촉하고 있는데 소니측에서 PSP는 일반 콘솔게임에 비해 사양에 따른 제약이 많아 콘솔보다는 모바일 회사가 개발하는 것이 적합하다며 적극적으로 나오고 있다.

<황도연기자 황도연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