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에 사랑을 싣고 달린다.”
‘게임빌 매니아(께매)’의 캐치프레이즈를 표현하자면 이렇다.
지난 5월 께매라는 이름으로 처음 만나 얼굴을 익힌 이들은 모바일 게임이 좋아서 뭉친 모바일 게임 마니아들이다. 모바일 게임 개발사 게임빌(대표 송병준)의 후원으로 조직됐고 활동하고 있지만 ‘께매’들은 ‘그냥 모바일 게임이 좋아서’ 지원했고, ‘핸드폰과 모바일 게임에 관심이 많아서’ 들어왔다.
지난 8월 께매는 상암 월드컵 공원에서 2번째 정기 모임을 겸해 ‘모바일 게임 바로 알기’ 캠페인을 벌였다. 서울을 비롯해 부산, 대전, 광주 등에서 올라온 30여명의 께매들은 어깨띠를 두르고 공원을 찾은 일반 시민을 상대로 모바일 게임에 대해 설명하고, 자신의 핸드폰으로 직접 게임을 경험해볼 수 있도록 이끌었다.
# 자발적인 캠페인으로 색다른 경험
자칭 열혈 활동파 께매 1기 이종기군(17)은 “모바일 게임을 단순히 핸드폰에 저장돼 있는 게임으로 알고 있어요. 의외로 다운로드 받는다는 것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많더라구요. 나중에는 모바일 게임 아세요. 한번 해보세요. 재미있어요. 이렇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들더라니깐요.”라며 자신이 겪은 색다른 경험을 얘기했다.
사실 처음에는 ‘뭐 이런 것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고 쑥스럽기도 했지만 막상 해보니 재미있고 보람됐다고 께매들은 말한다. 한 께매원은 할머니를 붙들고 10분이 넘는 작업(?) 끝에 결국 모바일 게임을 해보게끔 만들었다며 자랑을 늘어놓았다.
첫 야외 모임에서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해보자’는 뜻에서 기획된 ‘모바일 게임 바로 알기’ 캠페인은 께매 회원들에게 보람과 동시에 소속감을 느끼는 계기로 작용했다. “많이 친해졌죠. 평소에는 몇몇 사람과 메신저로만 얘기하다가 밖에서 만나 얼굴 보고, 도시락 같이 먹고, 행사 끝나고 찜질방도 가니까 친해질 수 밖에요. 특히 지방에서 올라온 께매들은 더더욱 그랬겠죠.” 적극적인 활동파 께매 윤새밝누리군(18)은 당시 활동을 이렇게 평가했다. 윤군의 꿈은 모바일 게임과 방송을 연계한 모바일 게임 프로그램을 기획제작하는 게임방송 PD가 되는 것이다.
# 11월에 3기 께매 모집
께매는 현재 1기와 2기 각각 60명씩 120여명이 활동 중이다. 중고등학생과 대학생과 주류를 이루지만 직장인과 전업 주부도 있다. 오는 11월 3기를 모집하고 대입 수학능력시험이 끝나면 3번째 정기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여러 사람들이랑 만나는 게 재미있어요. 모바일 게임 마니아라면 누구나 아는 빽세형(백세현 씨)도 나오고 또 새로운 모바일 게임과 핸드폰 정보도 많이 들을 수 있죠.” 께매원들이 공통으로 얘기하는 께매 정모의 장점이다.
게임빌의 사내 매거진에 게임 칼럼이나 리뷰를 쓰고, 새로 나온 게임의 베타테스트와 캠페인에 참여하는 등 께매의 활동은 다양하고 넓다. 모바일 게임과 관련된 것이라면 뭐든지 발벗고 나서 참여하는 것이 께매의 활동 원칙. 특히 께매들이 내놓는 다양하고 아이디어는 해당 개발사의 고민을 덜어줄 정도로 기발하고 새롭다.
10대 청소년이 대분분을 차지하지만 ‘께매’는 모바일 게임에 관한 나름의 식견을 갖춘 전문가 집단임을 자부하고 있다. 한 달에 3∼4개의 게임을 다운받아 이용하는 것은 기본이다. 좋아하는 만큼 많이 해보게 되고 그만큼 많이 알게 되기 때문이리라.
‘께매’ 활동을 측면 지원하고 있는 게임빌 송병준 사장은 “지금까지 이동통신사가 진행하는 모바일 게임 이벤트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게임 유저 스스로 나서서 모바일 게임을 홍보하는 사례는 처음이었다”며 “께매의 규모가 커지고 활동에 더 많은 힘이 실려 국내 모바일게임 산업 성장에 든든한 밑거름이 되길 바라며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께매 1기이자 열혈 활동파 윤새밝누리군과 이종기 군은 모두 게임 관련 직업을 희망하는 예비 게임업계 종사자다. 한 살 위인 윤군은 현재 고3이고 이군은 얼마전 자퇴했다.
“학교 수업이 제 인생과 앞 길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자퇴를 결심했다”는 이 군은 얘기를 들어보니 모바일 게임은 물론 핸드폰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었다. 께매에 가입하게 된 동기도 모바일 게임과 핸드폰에 관심이 많던 차에 필요한 여러 가지를 듣고 배울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윤 군 역시 골수 모바일 게임 마니아. 그는 “‘모바일 게임, 그런 거 뭐하러 하냐’ 이런 인식을 바꿔주고 싶다. 요즘 얼마나 재미있고 좋은 게임이 많이 나오는데 한번 해보지도 않은 사람들이 그런 소리를 한다”며 열을 올렸다. 그는 또 “사실 요즘에는 께매 동생들에게 메신저로 게임 상담을 해주느라 바쁘다”고 슬쩍 자기자랑도 늘어놓는다.
후원사인 게임빌에 바라는 것을 묻자 “지방 께매원들이 보다 편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한다”는 말과 함께 “게임빌의 게임 제작과정을 직접 보고 경험하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회사 입장에서는 다소 난처한 제안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러면서 이 군이 “게임빌에서 나오는 게임은 다양하면서 특이하고 재미도 있죠. 특히 버그가 별로 없어요”라고 말하자 기다렸다는 듯 윤 군이 맞장구를 쳤다. “아, 맞아, 버그가 별로 없어. 정말.” 게임빌 매니아 ‘께매’ 다운 답변이었다.
<임동식기자 임동식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