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스페셜 포스` FPS 대박 정조준

네오위즈 피망(www.pmang.com)이 오픈 베타 서비스중인 1인칭 슈팅게임(FPS) ‘스페셜 포스’의 돌풍이 예사롭지 않다. 경기침체와 계절적인 비수기에도 아랑곳없이 오픈 70일만에 동접 3만명을 가볍게 넘어섰다.

회원수도 120만명을 넘어섰으며, 클렌 수가 신청을 받은지 1개월만에 무려 1만2천개에 달한다.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PC방 점유율면에서도 ‘뮤’를 제치고 6위까지 수직상승하는 초강세를 계속하고 있다. 강력한 유저풀을 갖고 있는 RPG나 보드류와 달리 아직 FPS게임이 주로 마니아들이 즐기는, 대중성이 약한 장르란 점에서 ‘스페셜 포스’의 돌풍은 더욱 고무적이다. <관련기사 8면>

‘스페셜 포스’(이하 스포)의 인기는 사실 오픈 베타전부터 어느정도 예견된 일. 국산 FPS 1호이자 세계 첫 온라인FPS로 기록된 ‘카르마’ 개발사인 드래곤플라이(대표 박철우)의 노하우가 잘 녹아들어다는 평가 덕분 탓이다. 팀간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라디오 메시지 도입, 해병대 등 세계 각국의 특수부대 무기들과 캐릭터, 역동적인 타격감과 스피드 등 게임 자체의 마케팅 포인트와 완성도에 대한 평가도 높았다.

 그러나 “사실 기대가 컸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 정도로 인기가 있을 줄 몰랐다”는 서비스 주체측의 표현대로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폭발적이다. 주변에선 상용화까지 적지않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지만, 만약 유료화에 성공할 경우 ‘파병’ ‘히트프로젝트’ ‘락온타겟’ 등 후발 FPS의 상승세까지 견인하며 본격적인 국산 온라인 FPS 전성시대가 열릴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현재 ‘스페셜포스’의 최고 동접은 3만명대. 지난 7월 오픈 베타 이후 약 1달 간격으로 1만명씩 늘어난 셈. 평균 최대 동접 10만을 바라보는 ‘RF온라인’에 비하면 그리 대단한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당대 최고 인기 장르인 MMORPG와 ‘틈새 장르’인 FPS의 동접을 액면 그대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전문가들은 “FPS 유저들이 한번에 게임을 즐기는 시간은 대략 1시간 30분 내외지만, RPG는 체류 시간이 매우 길다”면서 “FPS의 동접 3만은 MMORPG의 10만에 버금간다”고 강조한다.

 인기 순위 지표를 봐도 ‘스페셜포스’의 바람은 돌풍에 가깝다. 게임트릭스(www.gametrics.com) 최근 집계에 따르면 ‘리니지’, ‘리니지2’와 쌍벽을 이루었던 ‘뮤’를 1%포인트 이상 제치고 5.25%로 당당히 6위에 랭크됐다. PC용인 ‘스타크래프트’를 제외하면 ‘빅5’에 해당한다. 박철우사장은 “PC방 점유율 1%는 FPS로는 마의 벽으로 여겨졌는데, 0.8%에서 시작해 5%대까지 넘어서 대단히 고무돼있다”며 “고 말했다.

 피망 내에서도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PC방 집계긴 하지만, 전통적 강세인 ‘맞고’를 멀치감치 따돌리며 1위에 올랐다. PC방업계 관계자들은 “FPS장르에선 ‘스페셜포스’의 점유율이 70%를 넘는다”면서 마치 ‘FPS판 리니지’라고 지적했다. 반면 최고 라이벌인 ‘카운터 스트라이커’(카스, PC플랫폼)는 0.5% 점유율로 30위권이다. 특히 현재 베타 테스트 또는 유료 서비스중인 온라인 FPS 중에서 동접 1만명에 육박하는 게임은 ‘카르마’가 유일하다.그렇다면 ‘스페셜포스’ 돌풍의 진원지는 어디일까? 우선 ‘카스’와 PC방에서 찾아야할 것 같다. ‘카스’는 FPS시장에선 탄탄한 유저층을 갖고 있는 명게임. 그러나 새 유료화 모델인 스팀서비스를 강행하면서 PC방 업계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쳐 ‘카스’의 대안으로 이 게임이 급부상했다.

여기에 네오위즈가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IPCA)와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평생 PC방 무료화’를 선언하면서 일선 PC방을 중심으로 ‘스페셜포스’ 전체 동접이 상승 커브를 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FPS 자체의 매력 탓이라는 분석도 있다. FPS마니아인 게임페이 김형민사장은 “FPS는 1인칭 시점이 주는 현장감과 박진감이 넘치는, 한마디로 ‘손맛’을 느끼게 하는 매력으로 미국에선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여기에 온라인 게임의 강점이 접목돼 더욱 인기를 끄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유저층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FPS는 남성의 전유물로 간주돼왔으나 현재 ‘스페셜포스’ 회원의 경우 20%가 여성이다. 중고생 유저도 계속 늘고 있다.

 개발사의 높은 인지도와 퍼블리셔의 마케팅력이 잘 어우러진 결과로도 풀이된다. 실제 드래곤플라이는 지난해 ‘카르마’로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던 국산 FPS계의 산 개척자로 많은 팬을 갖고 있다. 네오위즈 역시 ‘스페셜포스’를 피망의 ‘얼굴마담’으로 키우기 위해 마케팅을 집중하고 있다.

이 외에 한국에 대한 테러 가능성 제시 등 이라크 파병 후폭풍에 따른 사회적 이슈와 지나친 MMORPG에 대한 유저들의 이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MMORPG 위주의 온라인게임 시장이 포화기를 맞은 가운데 ‘스페셜포스’의 돌풍은 FPS라는 새로운 인기 장르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게임포털을 통한 퍼블리싱의 성공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도 나름대로 큰 의미를 담고 있다. 그만큼 게임포털을 통해 서비스한 온라인게임 중 성공을 거둔 게임을 찾기 어렵다. 특히 FPS는 글로벌 마케팅 면에서 MMORPG에 비해 유리하다는 점에서도 ‘스페셜포스’의 성공에 따른 부수 효과는 작지않다.

 물론 현재로선 이 게임의 성공이 유료화 이후까지 이어질 지 장담할 수 없다. 오픈 베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가 막상 유료화 이후에 유저들이 대거 이탈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게임들은 부지기수다. 온라인 FPS의 원조인 ‘카르마’ 역시 그랬다. 오픈 베타 절정기엔 동접이 6∼7만명에 달했지만, 유료화 이후 유저들이 대거 빠져나가 현재 1만명 수준이다.

 그러나, MMORPG에 질린 게이머들이 새로운 장르를 원하고 있고, FPS 유저층도 갈수록 탄탄해져 대박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락온타겟’ 개발사 아이비에스넷의 신봉주팀장은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빠른 승부가 가능하고 친구들과 함께 즐기기 좋은 구조 등 FPS는 한국사람들이 좋아할만한 매력이 많다”며 “그래픽, 밸런싱, 안정성 등을 좀더 보완하고 온라인의 장점을 잘 살린다면 국산 FPS들도 외산 게임과 충분히 해볼만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개발사와 서비스사가 앞으로 남은 기간에 얼마나 더 게임성을 보완해 유저들을 만족시키느냐에 ‘스페셜포스’의 운명이 달려있는 셈이다. 네오위즈 게임사업본부 박정필 팀장은 이와관련, “앞으로 ‘스페셜포스’를 즐기는 모든 유저가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와 게임 환경 조성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철우 사장은 “유저들의 바람을 저버리지 않도록 클렌대항전 등 커뮤니티를 더욱 활성화하고 시장 상황에 맞는 적절한 유료화 정책을 마련해 FPS성공시대의 주역이 되고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중배기자 이중배기자@전자신문>